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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IPO가 유일한 해답?...플랜B는 [카카오 다시보기]⑤경쟁업체 위협에 마케팅비 부담 확대…中텐센트 인수 가능성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4-04-17 09:53: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5일 1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입장에서 기업공개(IPO)가 과연 유일한 해답일까.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글로벌 업체와의 현 경쟁 구도만을 놓고 보면 활로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네이버의 라인(LINE)과 밴드(BAND)의 추격으로 국내에서의 입지조차 불안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력한 원매자로 중국의 텐센트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만약 지금이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정점이라 더이상 성장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최대주주가 판단한다면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굳이 상장을 택할 이유가 없다. 김범수 의장 개인으로는 최적의 엑시트(자금 회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라인의 위협...국내에서 추가 마케팅 비용 부담 우려

카카오가 국내 메시징 앱(messaging app)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를 언제까지 유지할 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네이버의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점령한 이후 최근 국내에서도 눈에 띄게 세력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게임을 제외한 무료 앱 다운로드 랭킹 순위(App Annie기준)로 LINE은 지난해 말까지 50위권에 그쳤지만 올해 1월 39위로 올라섰으며, 4월 현재 20위권까지 진입한 상황이다. 라인의 한국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인의 국내 영역 확장이 드라마에서의 PPL(간접 광고), '천송이 스티커' 론칭 성공 등에 기인한 것은 맞지만 국내 검색 시장 1위업체이자 모회사인 네이버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라인이 카카오에 비해 국내 콘텐츠 및 협력업체 발굴 등에서 향후 우위를 가져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앱으로의 유저 이동도 카카오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특히 밴드 등으로 그룹 채팅 사용자가 많이 이동하면서 카카오 유저들의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운로드 랭킹에서 꾸준히 3~4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밴드가 최근 모바일 게임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한 점도 '카카오 게임하기'를 겨냥한 것으로 보여진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 그룹'이라는 앱으로 맞대응에 나섰지만 유사한 앱 출시로 인해 그 동안 회사가 자랑해 왔던 '혁신성'에 생채기만 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가 최근 게임업체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 정책을 추진 중인 밴드의 전략을 따라간다면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카카오가 라인으로의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국내에서도 추가적인 마케팅비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수익성 감소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中 위챗의 인수 가능성 대두…'페이스북+와츠앱' 시너지 구현은 어려울 듯

카카오가 해외 시장은 고사하고 국내에서도 경쟁 업체의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면 이번 IPO는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FI)들을 위한 엑시트 창구 용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모 자금이 유입되긴 하겠지만 경쟁업체의 투자 여력과 비교하면 1회성 펀딩 수준에 그칠 수 있다.

1등만이 살아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계에서 상장을 통한 자체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남은 카드는 M&A외에는 없다. 회사 측이 경영권 매각 가능성을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수익률 관점에서 보면 IPO가 M&A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이는 와츠앱이 페이스북에 무려 19조 원이라는 가격에 팔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증명된다.

일단 업계에서는 중국 텐센트(tencent)를 잠재적인 1순위 인수후보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텐센트가 보유한 위챗(WeChat)이 네이버 라인과 아시아 대표 메시징 앱 지위를 두고 패권싸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카카오 인수는 무엇보다 큰 힘이 될 수 있다. 2012년 720억 원을 투자해 이미 카카오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원매자 대비 유리한 부분이다.

텐센트의 자금력을 고려하면 현재 시점에서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 카카오의 '몸값'을 감당하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지난해 시가총액이 100조 원을 돌파한 텐센트는 중국 정부의 보호 정책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동안 국내 유망 게임업체들의 주식을 꾸준히 사들인데다 최근 CJ E&M에 5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SNS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텐센트의 위챗이 해외 진출보다는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신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듯하다"며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카카오 인수 시나리오가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최근 위챗의 사업모델 발달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져 내년 즈음에는 카카오가 더 이상 벤치마킹 대상이거나 인수로 인해 취할 이득이 없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를 인수하더라도 페이스북이 와츠앱을 사들인 이후의 기대 시너지가 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가 중국 기업에 팔릴 경우 국내 유저들의 '反중국 정서'에 따른 이탈 가능성도 불안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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