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최대약점 '보험가격리스크' [보험경영분석 FY2013 경영실태평가]보험가격리스크비율, 2년연속 '취약'…삼성·현대·동부·LIG '3등급'
안영훈 기자공개 2014-04-30 08:57:37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5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가격리스크비율이 손해보험사 위험기준 경영실태평가(RAAS)에서 2년 연속 '최다 취약 항목'으로 선정됐다. 일부 손해보험사의 보험가격리스크비율은 소폭 개선되기도 했지만 등급 변동을 이루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보험가격리스크비율은 예상치 못한 보험사고에 대비한 손실관리 능력으로, 보험사의 고유업무인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보험리스크'의 핵심 측정 지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RAAS 평가에선 △보험가격리스크비율 △지급금리스크비율 △손해율 등 3개 항목 평가 결과를 종합하고, 보험리스크 등급을 산출한다. 이때 보험가격리스크비율엔 40%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나머지 지표에 대한 가중치는 각각 30%씩이다.
금융감독원의 현행 RAAS 평가는 세부 평가항목에 대해 1~5등급 평가를 내리고, 이를 종합해 1~5등급으로 나눠진 종합등급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1등급은 '매우 우수' 판정이며, 등급이 떨어질수록 '우수(2등급)', '보통(3등급)', '취약(4등급)', '매우 취약(5등급)'으로 평가받는다.
손해보험사의 RAAS 종합등급은 2등급 혹은 3등급으로 나눠진다. 하지만 RAAS 보험리스크 부문 세부 평가 항목인 보험가격리스크비율의 경우 종합등급보다 1~2등급 낮은 3~5등급에 머물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RAAS 종합등급이 높은 삼성화재조차도 보험가격리스크비율은 2012 회계연도 15.42%, 2013 회계연도 15.37%로, 보통 수준인 3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등급 기준선에 가장 근접했지만 매번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화재와 같이 3등급 판정을 받은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의 경우 2등급으로의 상향조정은 엄두도 못 낸다. 이중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의 경우 오히려 4등급 기준선에 근접하고 있다. 4등급 이하의 평가를 받고 있는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경우에는 3등급 달성도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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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AS 평가에서 보험가격리스크비율 개선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보험상품(보장담보 기준) 포트폴리오와 손해율에 연동되는 구조로 이뤄져, 개선이 쉽지 않은데다 개선하려고 맘을 먹어도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메리츠화재다. 업계 5위 메리츠화재는 고마진 상품인 장기보험의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 중 하나지만 보험가격리스크비율에 있어서는 매번 취약하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험가격리스크비율 산출시 분자인 보험가격위험액은 위험보장 종류별 익스포저에 위험계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위험계수는 기본위험계수와 손해율에 따라 달라지며, 기본위험계수는 보험보장 종류별로 다르다. 장기손해보험의 대표적인 담보인 '실손의료비' 담보의 기본위험계수는 47.4%로. 장기손해보험 '재물' 담보 67.5%에 비해서만 낮을 뿐 손해보험사의 모든 담보 중 가장 높다.
장기손해보험 비중이 높은 메리츠화재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계수를 적용받기 때문에 매번 보험가격리스크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험가격리스크비율을 낮추려면 상품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는데, 메리츠화재에게 있어 힘들게 쌓아 온 경쟁력을 포기하란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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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가격위험액 산출의 변수인 손해율은 금융감독원의 기준 (85%)를 넘으면 '할증', 낮으면 '할인'되는 구조다. 보험가격리스크비율 평가에서 취약 판정을 받은 소형 손해보험사는 손해율이 대형사들에 비해 높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한 체질적 한계 때문이다.
소형 손해보험사가 보험가격리스크비율을 개선시키려면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길 밖엔 방법이 없다. 하지만 높은 손해율로 보험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싼 상황에서 언더라이팅만 강화하면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또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면 한 건의 고액사고만 터져도 손해율이 급상승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가격리스크비율은 RAAS 평가는 물론 보험사의 자체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라며 "하지만 어느 한 부분만 개선시킨다고 좋아지지도 않고, 수익성·영업과의 균형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가장 관리가 어려운 항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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