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원조'의 추락…삼양식품 매출 꺾였다 하얀국물 라면 몰락 등 여파...무리한 증설 '역풍'
신수아 기자공개 2014-05-09 08:42:24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8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0년대 국내에 처음 등장한 라면 브랜드 '삼양라면'. 농심·오뚜기·팔도 등 경쟁사의 샌드위치 마크에 실적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감소하며, 3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대비 반토막 난 영업이익 역시 회복이 요원한 상태다.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은 2929억 원으로 2012년 대비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얀국물 신제품 효과로 계단식으로 성장해왔던 매출 성장세가 꺾이며 3년 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는 분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나가사키 짬뽕으로 대표되던 하얀국물의 인기가 사그라지며 지난해 초 매출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80% 가량이 라면에서 나오는 터라, '라면 사업'의 활약 여부가 매출과 직결되는 구조다. 실제 삼양식품 매출은 2010년 2726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1년에는 2947억 원, 2012년에는 3153억 원을 기록하는 등 소폭 성장해왔다. 매출이 정점을 찍은 시점은 '하얀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던 시기다. 이후 2012년 말부터 해당 라면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꺾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성장 견인차가 없다는 평가를 받던 삼양식품이 '하얀국물' 트렌드의 1등 수혜자가 됐던 시기"라며 "하얀국물 인기가 말해주듯 라면 시장은 이미 일정 수준 포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히 '신제품' 효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매년 쪼그라든 영업이익이 반증한다. 2008년~2009년 250억 원 수준을 유지하던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이듬해부터 반토막나기 시작했다. 2010년 141억 원, 2011년 151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12년 81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광고선전비를 전년대비 25억 원 가량 줄여, 영업이익이 118억 원으로 일부 회복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순이익 역시 매년 감소해 5년 전 188억 원이던 개별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59억 원으로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는) 하얀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 무렵 무리하게 생산시설을 증설해 오히려 역풍을 맞은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삼양식품은 비용 절감을 위해 약 300여 명을 감축하고 지역 거점이 되는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삼양식품의 흔들리는 입지는 '라면' 시장 경쟁에서 밀리며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AC닐슨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삼양식품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16.1%로 2위의 시장지위를 구가했다. 그러나 2012년 하반기 12%로 급격히 떨어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11.6%까지 하락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식품 업계에서 브랜드 인지도과 사업의 영속성을 지키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지키거나 끌어 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계속 판관비를 늘리거나 개발비를 확대해야 하는데, (전체의 80% 이상이 라면에) 편중된 사업 구조로는 비용 통제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라면과 일부 스낵 품목에 한정된 사업 구조로는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며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매출이 향상되고 있다"며 "한 봉지당 단가가 기존 라면대비 높아 수익성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공략은 물론 물론 신제품 개발로 매출을 회복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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