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유산 '엔써즈' 투자금 손실 처리 미디어 역량 강화 위해 11년 인수..만성적자 탓 106억 손실 반영
박창현 기자공개 2014-06-05 09:28:55
이 기사는 2014년 05월 30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미디어 검색 계열사인 '엔써즈' 투자금 일부를 손실 처리했다. 사업 성과를 고려할 때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을 꿈꾸는 KT가 향후 엔써즈 활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30일 KT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엔써즈 지분 투자금 159억 원 가운데 106억 원을 손상차손(비용)으로 인식했다. 손상차손은 투자 지분의 장부금액보다 회수 가능 금액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됐을 때, 차액만큼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방식이다.
KT는 지난 2011년 '미디어 유통그룹 도약' 비전 아래 동영상 솔루션 전문 업체인 엔써즈를 인수했다. 당시 KT는 이석채 전 회장 주도 아래 미디어 유통 부문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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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써즈의 경우 경쟁력 있는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을 보유한 데다 북미 최대 한류 커뮤니티 사이트인 '숨피'를 운영하고 있어 콘텐츠 유통 역량을 높이려는 KT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실제 KT는 엔써즈를 통해 콘텐츠의 구매와 저장, 관리, 시청이 한번에 가능한 차세대 동영상 유통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인수 이후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인수 첫 해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48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2억 원 적자로 배 이상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해에는 매출보다도 영업손실 증가액이 더 컸다. 매출은 10억 원 늘어난 반면 영업손실은 15억 원 더 불어난 37억 원을 기록했다.
만성 적자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인수 당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엔써즈는 KT 편입 후 재무 사정이 더 나빠졌다. 자본잠식액은 인수 전해인 2011년 16억 원 수준이었지만 지속적인 영업 손실로 인해 지난해 114억 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반면 부채는 181억 원에서 201억 원으로 증가했다. 성장 여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자산 규모 역시 인수 직전 해 대비 절반 수준인 86억 원에 머물고 있다.
엔써즈는 내부 구조조정과 외부 자금 수혈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 중이다. 엔써즈는 최근 삼성벤처투자 투자조합인 'SVIC 25'을 대상으로 전환사채(CB) 를 발행해 21억 원을 신규 조달했다.
자회사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전년도 한류 커뮤니티 사이트 '숨피미디어'에 이어 지난해에는 모바일 서비스 업체 '레블릭스'를 청산했다. 엔써즈는 지난 2012년 우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모바일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해 레블릭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군소 기업으로서의 한계와 시너지 창출 여부, 성장성 등을 고려해 청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T는 황창규 회장으로 최고 경영자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미디어 유통 부문에 대한 경쟁력 증대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전임 회장의 유산인 엔써즈를 어떻게 활용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엔써즈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에 나선 것"이라며 "벤처 투자인 만큼 손실과 관계없이 꾸준히 사업을 영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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