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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AA+ 반납하나...3분기 실적 '관건' [Credit Outlook 점검]'저가수주+헤비테일' 고착화...해양플랜트 실적 변동성 확대

한형주 기자공개 2014-09-17 08:50: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1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AA+)의 신용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최근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3분기에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수익성 악화는 단기에 뒤집힐 성격이 아니라는 게 신용평가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당장 연내 신용등급 강등을 점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계에선 이르면 현대중공업의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신용평가사 한두 곳이 등급 액션을 취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등급전망 '부정적'..연내 재무트리거 달성 확률↓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현대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을 워치리스트에 올리거나 아웃룩을 변경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중공업 회사채 등급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하고,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NICE신용평가는 당초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가 '부정적' 전망으로 바꿨다. 대신 모니터링 주기를 '분기 단위'로 단축, 단기적인 등급 하향조정 여지를 남겼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의 EBITDA/매출액 지표(4개 분기 합산 별도 기준)가 7%를 밑돌고,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시 등급 강등을 고려한다는 재무 트리거를 내놨다. 지난해 EBITDA/매출액은 6.5%로 이미 NICE신용평가의 트리거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5.4%에 그쳐 1년치 지표가 7% 이상에 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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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FRS(별도) 기준 / 한국신용평가 자료 / 조정영업이익 = 매출액-매출원가-판매관리비

◇OP 마진 추세적 하향세...커버리지 지표도 '악화일로'

공정공시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8707억 원(별도)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째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만 해도 16%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기준 3%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되기 전까지 추세적인 하향곡선을 그려 왔다.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의 일회성 여부를 떠나 조선업황 부진이 수익성을 옥죈지 오래다.

상반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6조 2208억 원으로 전년 말(6조 5174억 원)보다는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다만 △육상플랜트의 대규모 공사손실 충당금 계상 △해양플랜트의 납기 지연 및 추가비용 투입 △상선 및 시추설비의 저선가 물량 제작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 '의미있는' 차입구조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대금 지급 방식이 헤비테일(Heavy Tail)화 되면서 선수금 감소와 매출채권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1년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드릴십 수주 이후 운전자금 부담도 추가됐다. 계열 3사(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 합산 순차입금 규모는 2008년 말 -4조 9000억 원에서 지난 6월 말 7조 6000억 원으로 12조 5000억 원가량 늘었다. 커버리지 지표인 총차입금/EBITDA 배수는 2010년 0.9배에서 2013년 7.7배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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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신용평가 등 시장자료

올 1분기 '어닝 쇼크'를 낸 삼성중공업(AA)은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대우조선해양(AA-)도 분기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 등급 우위가 과연 합당한지 의문시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양 부문 체인지 오더(change order) 발생분에 대한 비용 청구 △리스크 관리 강화 △원가절감 노력 등을 앞세워 영업수익성 저하에 대처한다는 복안이다. 그럼에도 불구 당분간 실적 개선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장 관측엔 변함이 없다. 꾸준히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경우 설계·제작 과정에 변수가 많아 앞으로도 사업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존에 주력하던 상선 부문의 회복세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중국 등 후발 조선사 진입으로 해양플랜트 경쟁 강도 또한 거세지고 있어 수익성 확보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올 3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AA+' 등급 반납 가시화..3분기 실적 '관건'

업계에선 올 하반기 중 어떤 식으로든 현대중공업의 등급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 수익성 하락폭이 가팔랐다는 점에서 등급 하향 쪽으로 무게가 기운다. 무엇보다 주요 전방산업인 해운업의 높은 선복량 부담과 낮은 운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우려감이 깔려있다.

상선시황 침체 속 대안으로 제시된 해양플랜트 부문도 최근 공정 지연과 설계 역량 및 시공 경험 부족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상선의 경우 수주 후 인도까지 통상 1~1.5년이 걸리는 데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생산설비는 설계 단계에서 제작 완료 후 설치까지 5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된다. 단일 프로젝트로부터의 이익 혹은 손실 발생 여하에 따라 전사 영업수익성이 좌우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2011~2012년 발주가 늘어난 드릴십은 프로젝트별 수주 규모가 6000억 원 내외로 크지만, 자금결제는 인도 시점에 수주금액의 80%가 지급되는 조건으로 이뤄진다. 그 전까진 높은 수준의 운전자금 부담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2012년 이후 이런 유형의 드릴십 건조가 본격화된 점은 현대중공업의 현금흐름에 추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영위 사업의 현금 창출을 통한 차입금 축소가 쉽지 않은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처럼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선 글로벌 최상위권 조선사라 해도 버티기 어렵다는 게 일반론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은 이미 AA급 업체로는 생각하기 힘든 지속적인 영업적자와 신용도 저하를 보이고 있다"며 "분기 손실폭이 1조 원을 웃도는 업체에게 AA+ 등급은 더이상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중장기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높다고는 볼 수 없다"며 "3분기 실적만 기대 이하로 나와도 바로 등급 조정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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