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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ECM 뱅커 확충 '눈길' 대우·SK·KB증권...인력 확대 통해 시장 선점 효과

정준화 기자공개 2014-09-18 10:10:28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6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업계의 침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일부 증권사들이 주식자본시장(ECM) 전문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통의 IPO 명가 대우증권은 2011년 중국고섬 사태 이후 주춤했던 IPO 주관 업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IPO 인력을 충원 중이다. 올들어 상장규모만 조 단위로 예상되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단독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대우증권은 이를 계기로 IPO 명가의 재건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IPO 인력 채용과 함께 영업력 강화를 위해 커버리지 부문에서 활약하던 팀장, 부장급 인력 각 1명도 최근 IPO 부서에 재배치했다. 이들은 과거 대우증권 IPO 부문을 이끌던 전문가들이다. 제일모직에 8명의 뱅커를 투입한 만큼 중소형 딜을 진행하는데 있어 공백이 없도록 하는 차원에서의 의미도 담겨 있다.

SK증권은 최근까지 삼성증권 IPO부를 이끌었던 배성환 이사를 기업금융3팀장(이사)으로 영입해 ECM 부문 강화에 나섰다. 배 이사는 삼성증권에서만 15년 가량 IPO 업무를 맡아온 베테랑이다.

SK증권은 배 이사 영입을 계기로 ECM 영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추가적인 IPO 전문가 영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SK증권을 맡고 있는 김신 사장도 IPO를 비롯한 ECM 부문 강화를 IB사업본부에 특별히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이사를 영입한 SK증권은 처음으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 설립도 추진 중이다. 1~2개월 내 발기인을 선임한 후 이르면 연내 상장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DCM 강호' KB투자증권의 ECM 강화 움직임은 가장 도드라진다. KB투자증권은 올 중순께 인력 확충에 나서 15명이던 ECM 인력을 22명까지 늘렸다. 김성현 KB투자증권 전무는 "2009년 ECM팀을 꾸린 이후 30여개사와 IPO 계약을 맺었고 이들이 본격적으로 상장에 나설 시기가 오고 있다"며 "이에 맞춰 분석인력이 필요해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은 또 중소기업의 IPO를 벗어나 대기업 IPO 주관에도 도전한다는 포부다. 아울러 코넥스시장에서 우량기업을 발굴해 코스닥시장에 IPO를 시키는 업무도 강화할 계획이다.

올들어 ECM 강화에 박차를 가했던 KB증권은 GS건설(5520억 원), KCC건설(1089억 원), 동국제강(1499억 원), JB금융지주(1698억 원, 9월 완료 예정) 유상증자와 한솔홈데코 전환사채(200억 원) 등의 거래를 주관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KB스팩 1호 합병 성공에 이어 올해도 KB스팩 2호와 케이사인과의 합병을 성사시켰고 KB스팩 3호와 4호도 설립한 상태다.

대우증권, SK증권, KB투자증권 등이 각자 나름의 이유로 ECM 인력을 영입하고 있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변화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황이 안 좋을 때 선제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인력을 확충하려는 큰 움직임이 있었지만 지금은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아 움츠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CM이 과거에 비해 약화됐거나 아예 비중이 낮은 곳에서 강화 움직임은 있지만 이를 하나의 업계 트렌드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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