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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빌딩 '춘추전국'…"임대경쟁 치열" 서울 3권역 중심축 약화, 신흥 오피스타운 다핵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4-10-17 10:45: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0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3권역에 집중돼 있는 오피스빌딩의 치솟은 공실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기존 핵심 지역의 힘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로 시장이 다핵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서울 3권역의 오피스빌딩 실질 공실률이 10%를 넘어서면서 업계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실률 통계를 발표하는 업체별로 표본의 차이를 보였지만 프라임급 빌딩을 제외한 일반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10%를 넘어선 것.

장진택 리맥스코리아 이사는 "공실률 통계를 발표하는 업체마다 상이하지만 대체로 프라임급을 제외한 A급, B급, C급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이미 10%를 훌쩍 넘어섰다"며 "몇몇 지역의 경우는 공실률이 20%대에 육박하는 지역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지역의 공실률이 높아진 원인으로는 과잉공급과 수요저하가 꼽힌다. 2009년~2013년 간 서울에 집중적으로 오피스빌딩이 공급되며 공실률을 끌어 올렸다.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부터 서울 근교의 첨단산업단지들의 입주가 시작되며 서울을 빠져나가는 업체들이 늘었다.

임채욱 젠스타 상무는 "공급 기준으로 2008년까지 서울에 연평균 50만㎡ 정도가 공급됐다. 그러나 09년부터 13년까지 연평균 공급량이 80만㎡다. 공급이 많았다"며 "그러나 서울 근교의 오피스 개발 등으로 우량 임차인들이 서울을 빠져나가는 사례가 많아 수요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서울 근교에 조성된 첨단산업단지 내에는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산업), BT(Bio Technology·생명공학), NT(Nano Technology·나노기술), CT(Culture Technology·문화콘텐츠산업) 등 기존 산업군 이외의 국가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분류되는 업체들이 입주했다.

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 3권역의 중요한 임차인으로 강남권 오피스빌딩 가치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부터 분양되기 시작한 마곡, 구로·가산, 판교, 광교, 상일동, 성수, 과천, 문정, 상암 등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정성진 어반에셋 대표는 "오피스 시장은 2011년 이후부터 계속 불황이다. 특히 이 시기에 서울과수도권에 각종 '밸리'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며 "실제 이들의 공급면적은 판교 66만㎡, 광교 50만㎡, 상일동 30만㎡, 과천 135만㎡, 구로·가산 150만㎡ 등 규모가 엄청나다. 이들이 생기면서 서울 3권역이 확 죽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서울 3권역의 오피스빌딩 시장의 침체가 향후 3~4년 이상, 혹은 그 이후까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서울 3권역 오피스빌딩 시장에서는 공실률을 낮추기 위해 무상임대(랜트프리) 등의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급격히 높아진 공실률을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 3권역 이외의 지역에서의 유입이 없는데다가 무상임대 등으로 인한 3권역 내에서의 수평이동으로 사실상 출혈경쟁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A급 오피스빌딩에 있던 기업들이 최근의 공실률 상승으로 인한 무상임대를 노려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으로 이전하는 사례, 사옥 리모델링으로 인한 임시 이전 등의 사례를 제외하면 서울 3권역의 신규 임차인 유입은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서울 인근의 첨단산업단지들에서 추가 공급이 이뤄진다면 서울 3권역의 오피스빌딩 시장과의 임대료 경쟁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성진 어반에셋 대표는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제2의 판교 건설 등을 제안하면서 오피스업계의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라며 "첨단산업단지가 더 늘어나고, 무상임대 등으로 서울 3권역의 실질임대료 수준이 더 낮아질 경우 자칫 과당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결국 기존 서울 3권역의 중심축이 약화되고 오피스빌딩 다핵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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