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포스코특수강 비대위 '재협상' 쟁점은 오숭철 상무 등 창원 공장 방문…협의 진척 '촉각'
김장환 기자공개 2014-11-21 08:52: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0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 노조와 본격적인 대화에 재차 나선다. 금일 가치경영실 임직원이 포스코특수강 창원 공장에 방문해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상철)와 타협의 물꼬를 트기로 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오숭철 가치경영실 상무와 팀장급 일부 직원은 이날 포스코특수강 창원공장에 방문하겠다고 비대위 측에 통보했다. 비대위와 면담을 통해 포스코특수강 매각과 관련된 협의를 공식적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만남이다.
우선 포스코특수강 노조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다. 전 직원에 매각 대금의 10% 지급과 5년간 100% 고용승계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전자는 포스코에, 후자는 세아베스틸에 내걸고 있는 조건이다.
세아베스틸은 특별한 협의나 실사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고용 안정화에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100% 고용승계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매각대금의 10% 요구를 포스코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매각안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500억~6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노조 측에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현재 베트남법인을 제외하고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키로 큰 틀의 합의를 마쳤다. 아울러 포스코에 일부 지분을 남겨두고 회사를 매각해 세아베스틸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매각대금은 5000억 원 안팎이다.
포스코특수강 노조가 이처럼 많은 금액을 요구하는 이면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포스코특수강 관계자에 따르면 옛 삼미특수강 시절인 1997년 IMF의 파고를 넘지 못해 포스코로 인수된 이후 올해까지 17년 동안 총 9차례에 걸쳐 임금이 동결됐다.
포스코특수강 한 관계자는 "회사가 영속성을 위한 희생을 강요해 이를 꿋꿋이 참고 받아들여왔는데 이제 와서 회사를 매각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매각 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요구하는 것이 그리 많다고 할 수만은 없다"고 전했다.
회사 측이 기업공개(IPO)를 이유로 포스코특수강 직원들에게 우리 사주 매입을 강요했다는 점도 위로금 지급을 요구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앞서 관계자는 "직원들이 직접 사지 않으면 IPO에 누가 참여하겠느냐는 논리를 내세워 상당수 직원들이 빚을 내가며 우리 사주를 샀는데 이제와서 언질도 없이 회사를 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비대위가 이 같은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양측의 협상은 쉽사리 진척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기본적으로 그동안 직원들이 본 피해를 모두 보상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포스코는 한 푼의 돈이라도 아끼겠다는 생각이다. 양측의 논의가 제자리걸음만 지속하게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뭐가 됐든 포스코는 금일 비대위와 공식 만남을 통해 본격적으로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세아베스틸과 인수안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져 있는 만큼 노조와 협상이 이제는 시급해진 시점이다. 때문에 이번 만남을 계기로 향후에는 양측의 협의가 급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늘 오숭철 상무가 창원공장을 방문해 양측이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한 것은 맞다"며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상안들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코특수강 비대위와 포스코 측은 지난 9월과 이달 초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1·2차 협상을 가졌다. 하지만 양측은 상반된 입장만 확인했을 뿐 지금까지 매각과 관련된 합의점을 전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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