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號 포스코' 철강명가 재건 닻 올렸다 [2015 승부수]조직개편은 준비단계..'수익성·재무안정' 구조조정 본격화 예고
김장환 기자공개 2015-01-21 09:55: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9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습니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입니까. 지금 포스코호(號)는 창업 이래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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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주가 하락, 신용등급 강등, 투자사업 성과 부진 등 '3중고'를 맞았다. 기본적으로 주력하고 있는 열연사업에서 국내외 공급과잉 현상이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졌고,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포스코에 부여했던 안정적 신용등급은 깎였다. 여기에 정준양 전임 회장 시절 단행한 공격적 인수합병은 재무구조에 상흔으로 다가왔다.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부임 후 '포스코더그레이트(POSCO The Great)'를 외치며 명가(名家) 재건에 나섰지만 단기간에 무언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철강 부문에서 수익이 안나는 곳은 어디든 정리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구조조정은 더디게만 진행됐다. 지난해 단행된 개편에서 그나마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포스코특수강 매각 계약을 성사시킨 정도다.
연결기준 약 47개 계열 및 관계사에서 '군살빼기'에 들어가겠다는 의중을 밝혔지만 명확히 구조조정이 진행된 계열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나마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인 곳 중 대표적인 계열은 포스코엠텍이다. 가뜩이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던 포스코엠텍은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400억 원이 넘는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에 따라 골머리를 앓아왔던 도시광산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자회사 포스하이알 등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매각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이외에 포스화인, LNG터미널, 포스코-우루과이 등을 매물로 내놓겠다고 선언했지만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려운 곳들이었다. 2005년 준공된 광양LNG터미널은 그나마 매물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돼 4000억~5000억 원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다. 나머지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은 1000억 원에도 못미치는 매물로 평가 받았다.
권 회장의 공격적 조직개편 천명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되자 일부에서는 조직의 보수적인 성향과 내부 곳곳에 여전히 자리잡은 공기업식 마인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의사결정이 느린데다 기존 조직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가 여전해 권 회장의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얘기마저 들렸다. 권 회장 부임 후 신설된 가치경영실과 기존 부서들의 불협화음도 거론됐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포스코에서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전임 회장 시절 우후죽순으로 벌여놓은 사업이 그만큼 많았다는데 있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대우인터내셔널이다. 무역업 특성상 연간 영업이익률이 1%를 넘어서지 않는 곳인데다 포스코와 특별한 사업시너지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 크지 않은 곳이었다. 3조4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들여 인수했던 회사이지만 기대를 걸고 있던 자원개발 사업도 수익성이 나지 않고 있던 탓에 정작 위기 상황에 처한 포스코에는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대우인터내셔널을 정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나마 돈이 될만한 사업은 유전사업. 매각을 위해서는 무역업 부문과 자원개발 분야를 따로 떼어 팔아야 했다. 회사의 가치가 그만큼 크게 낮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권 회장은 "회사의 가치를 깎아내리면서까지 팔 생각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미얀마 광구개발 사업 등에서 수익성이 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기존 생각했던 방안을 접고 다른 계열에 초점을 맞춰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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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됐든 지난 한해를 반추해 보면 포스코에게 올해는 그동안 외쳤던 구조조정을 보다 강도 높게 밀고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권 회장은 그 어떤 전임자 보다도 전폭적인 조직 개편을 외쳐왔다. 하지만 부임 후 지난 한해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에 지극히 짧은 시기에 불과했다. 2015년 한해는 지난해 닻을 올린 개편안에 본격적인 바람을 불어넣어 줄 때다.
이를 뒤로하고 권 회장이 올해 내놓은 키워드는 '수익성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이다. 글로벌 철강 수요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만큼 마진율 역시 급격한 회복세는 요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철강 분야 역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분야가 다수여서 대내외 사업 여건 또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지난해 외쳤던 계열사 매각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본격화가 불가피하다.
"어려울 때 이기는 게 진짜 실력입니다. 올 한해 어렵고 힘들어도 기필코 승리하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포스코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해로 만들어 나갑시다." 권 회장이 이번 신년사를 통해 성과 창출에 사활을 걸자며 던진 말이다. 부임 후 1년도 안된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권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애사심과 다방면의 노력을 보면 과거 철강 명가로의 재건도 결코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권 회장이 부임과 동시에 외쳤던 구조조정이 올해 마침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봤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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