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1월 30일 1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크게 악화된 연간 실적을 내놨다. 주요 사업부의 수주 부진뿐 아니라 국세청 추징금까지 겹친 것이 발목을 잡았다.

현대로템은 30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1911억 원, 영업이익 66억 원, 순손실 15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 감소는 플랜트 부문 실적 저하에서 일차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 등 일감을 몰아줬던 계열사들의 해외 공장 설립 지연으로 수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 가장 많은 발주 물량을 줬던 현대제철은 2013년 3고로 완공 이후 발길이 끊겼다.

안정적 실적을 안겨줬던 철도부문도 수주 부진을 이어가며 손익 악화에 불을 지폈다. 2013년 3분기까지만 해도 307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철도부문은 지난해 3분기 4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철도 부문 적자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철도 부문 수주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4분기 실적 악화에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국세청으로부터 대규모 추징금을 부과 받은 것은 순이익을 크게 악화시킨 배경이 됐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7월~11월까지 부산지방국세청으로부터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고 980억 원에 달하는 추징세액을 4분기 부과받았다.

국세청 추징금은 과거 수주했던 KTX-산천 철도 공사가 지연되면서 철도공사에 지급해야 했던 지체상금을 지난 2010년 회계장부에 미리 반영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철도공사와 소송이 진행 중이며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사안이다.

국세청은 해당 비용을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반영해야 했음에도 이를 선반영해 고의적인 세금축소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2009년~2011년 장부에 반영한 미집행예정원가도 문제가 됐다. 현대로템은 향후 지출이 예상되는 비용을 매출인식 시점에 맞춰 장부에 올렸지만 국세청은 이를 실제 지급시점에 인식해야 한다고 봤다. 발생 예상 비용에 포함된 항목은 재료비, 시운전비, 검사비, 부품비 등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4분기 추징금을 전액 납부한 후 최근 불복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체상금에서 발생한 460억 원, 미집행원가에서 450억 원 등 총 910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이 과도하다고 보고 세무당국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다만 거액의 가산세 탓에 이미 납부가 완료된 상태다.

한편 현대로템은 올 한해 3조4699억 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영업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대비 3.8% 올려 잡은 수치다. 신규수주액은 4조8992억 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