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경제 가장 큰 변수는 中 성장"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서동혁 산업연구원 연구실장 "新패러다임, 수출경쟁력 차별화 필요"
김장환 기자/ 이윤재 기자공개 2015-03-25 09:57: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4일 1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중국의 매서운 추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철강과 섬유·의류 등 분야는 이미 중국에 뒤쳐지는 양상이 시작됐고 석유화학과 조선, 통신기기, 가전 등 분야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 중국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한 수출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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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2004~2012년 사이 세계 제조업 부문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22.4%로 2.5배가량 증가했다. 2006년에는 일본의 점유율 비중(10%)을 추월하면서 글로벌 최대 제조업 국가로 부상하게 됐다. 반면 한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 점유율이 소폭 상승한 후 정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제조업 부문 비중은 2.8%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해양, 석유화학, 가전 등 분야에서는 중국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분야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아 장기간 경쟁 우위를 지켜왔다. 세계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를 이어오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에도 이런 사업군들의 우위가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향후 관련 사업군 역시 중국에 빠른 속도로 잠식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불안감을 키운다.
가장 큰 부담은 그동안 한국 수출액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조선산업이 중국 기업들에 추월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벌크선 등 소규모 선박 건조 부문은 이미 중국에 자리를 뺏겼고 나머지 범용선박도 비슷한 지경이다. 그나마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기반으로 입지를 지키고 있지만 이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
서 연구실장은 "향후 5년 동안 한국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부문은 자동차 및 일반기계가 유일한데 이마저도 중국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제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한국 산업들과 그 격차가 점차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대응책은 과연 무엇일까. 서 연구실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출전략과 가치사슬(Value Chain) 및 산업생태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실장은 중국과 차별화된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견·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는 한류를 활용하고 맞춤형 소비재, 융합제품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화장품, 영유아 용품, 가정 인테리어 제품, 주방용품 등 잠재 유망상품에 대한 투자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밸류체인에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취약한 업스트림 분야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파급효과가 크며 전·후방산업으로 연계가 가능한 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래산업을 짊어질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방식의 산업생태계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 연구실장은 "융합부품 및 소재, 융합서비스 분야의 창업을 활성화시켜야만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에 앞서 나갈 수 있는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중소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하며 미래먹거리인 신성장 분야 육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동혁 산업연구원 신성장산업연구실장 발표 전문
중국제조업 규모는 세계 경제의 23%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2004년부터 공식적으로 통계수치가 발표됐는데 그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2013년 비중이 3.1%로 회복됐다. 중국제조업 규모는 우리나라와 비교시 2005년 3.5배가량 격차가 났지만 2012년~2013년에는 각각 5.2배, 5.3배로 격차가 확대됐다.
중국은 일본이나 한국과 달리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는 중이다. 중국 성장세를 이끌어가는 IT산업을 보면 최근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라는 3개의 축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특히 중국 IT산업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구축하고 있고, 자국내 M&A에서 글로벌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수출로 보더라도 중국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완만한 성장속도를 보이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일본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형국이다.
주요산업의 경쟁관계에 대한 전망을 해보면 자동차 산업은 기술이나 품질, 숙련인력 면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통합형 산업으로 2020년까지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산업은 매출액 기준으로는 근소하게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중국에 이미 추월당한 상황이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 화물선박, LNG선, 드릴십 등에서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그동안 조선산업은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컸고,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중국과 경쟁할 때 가장 상황이 급변한 곳이다. 그동안 중국 성장과 맞물려 많은 수혜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은 특별한 노력 없이도 중국 수요 성장세에 맞춰 손 쉽게 제품을 수출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됐고,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워 졌다. 특히 호황을 누리던 시절 미래를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를 빠르게 맞게 된 것이다. 정부 관련 기관들도 석유화학산업을 위태로운 산업으로 꼽고 있다. 자체적으로 모니터링도 강화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원유를 파는 대표적인 곳이었던 중동도 석유화학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보다 중동이 석유화학기업에게는 더욱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여러 면에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국내 기업들은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일본은 범용 제품보다는 프리미엄 제품들을 생산하며 국내 기업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국내 기업들은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개발에 매진해야 할 때다.
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과 LG가 중국에 공장을 짓고 가동에 나섰다. 이는 중국에 공장을 짓지 않고서는 더 이상 제품을 판매할 수가 없다는 의미다. 중국 TV생산 기업들이 자국 브랜드 LCD패널을 우선 구매하려는 전략이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LCD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 삼성, LG의 점유율이 50%가 넘었지만 현재는 40% 이하로 떨어졌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결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OLED로 전환돼야 하지만 가격측면에서 아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4가지 혁신을 제시하고 싶다. 먼저 수출전략의 혁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해야 한다. 수출형 소비재 산업의 전략적 육성과 한류, 맞춤형 소비재, 융합제품 등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특화된 소비재 개발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제조혁신이다. 이를테면 포드 같은 경우는 혼류생산을 전면도입해 라인당 평균 4차종을 제작하고 있다. 스타키 보청기는 각 개인별 맞춤형으로 시간당 1개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가치사슬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가 취약한 업스트림 분야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킹핀이나 인치핀 등 파급효과가 크고, 전·후방산업으로 연계가 가능한 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산업생태계를 혁신하기 위해 미래산업을 짊어질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부단히 키워야 하고, 미래먹거리인 신성장 분야 육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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