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디패스 효과...등급 상향 '관건' [Credit Outlook 점검]실적개선 지속, 재무트리거에 역부족…상반기 이후 재평가 기대
정아람 기자공개 2015-03-30 09:33:29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7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AA)는 주력 사업인 면세유통업종에서 국내 매출의 30%를 차지하며 호텔롯데(점유율 50%)와 함께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실적 개선과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 해외 면세점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지난해 4월 국내 신용평가회사 두 곳으로부터 '긍정적' 등급 전망을 이끌어내기도 했다.그러나 지난해 재무성과로는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신용등급 상향을 이끌어내기에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기대한 바와 달리 해외사업부문의 성과가 가시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면세점 사업 추가 진출에 따른 투자비용 대비 실익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호텔신라의 신용등급 상향은 올해 상반기 실적의 지속적인 개선 여부와 해외투자의 효과를 확인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NICE 등급전망 '긍정적' 부여…해외실적 상승 기대감
호텔신라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2조 7953억 원, 영업이익 1746억 원, 당기순이익 1127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 대비 대폭 개선된 수치다. 2013년에는 1~7월에 서울 호텔이 개보수에 들어가며 일시적으로 관련 비용 지출과 이익 감소가 발생했다. 이후 영업을 재개하면서 실적이 예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4월 호텔신라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조정 이유로는 "2014년 이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면 이를 바탕으로 차입금 등 재무지표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NICE신용평가는 당시 등급 상향 트리거로 "2014~2015년에 반기 단위 별도 기준 EBITDA/금융비용 지표가 10배를 넘길 것"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서울 호텔이 재개장 이후 매출이 회복되고, 해외 부문 실적이 상승세를 타면 EBITDA/금융비용이 최대 10배에 도달하는 등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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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상승 트리거 미달…"디패스 인수 영향 추가로 지켜봐야"
2014년 말 기준 호텔신라의 EBITDA/금융비용 지표는 9.02배다. 전년 5.16배 대비 상당 수준 개선됐지만 트리거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문 실적이 아직은 당초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재무실적을 기준으로 하는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 상향을 이끌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을 지속해 관련 비율을 맞추고, 해외 부분 투자비 회수를 본격화할 경우 신용등급 상향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르면 이번 정기평가에서 레이팅 트리거를 떠나 실적과 재무구조의 개선 추세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등급 상향에 나설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규 사업권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 부담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호텔신라는 2014년 10월 싱가포르 창이공항 화장품 부문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연간 지출하는 임차료는 인천, 김포, 제주 등 국내 사업장만 운영하던 2013년 2865억 원에서 2014년 말 3656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차입금 규모는 2012년 말 4688억 원에서 2014년 5986억 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회사채 차입금 5986억 원 중 2015년 내 만기도래분이 없고 2016년 10월 1500억 원, 2017~2019년에 4500억 원이 돌아와 단기 상환 부담 가능성은 낮다. 2014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1867억 원)과 보유 토지(장부가 1579억 원), 건물(2192억 원) 등 담보력 있는 유형자산도 충분하다.
호텔신라는 이달 23일 미국 면세기업인 디패스(DFASS)사 지분 44%를 1176억 원에 인수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해외 실적을 반영할 수 있는 등급 트리거를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별도기준이 아닌 연결기준 재무제표를 활용할 필요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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