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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상장 中기업·주관사, 회계법인 교체 헛물? 거래소, 상장기업 늘리려 유도...상급기관 금융감독원 '냉랭'

김시목 기자공개 2015-04-15 17:09:37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3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을 추진 중인 중국기업과 담당 주관사가 속속 감사 회계법인을 교체하며 증시 입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한국거래소(KRX)가 중국기업 유치를 앞장서 유도하고 있지만 최종 감독권한을 가진 금융감독원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을 추진 중인 중국기업과 담당 주관사는 최근 외부감사를 맡을 회계법인을 변경했거나 검토 중에 있다. 중국기업 실사를 맡았던 글로벌 '빅4' 회계법인들이 감사보고서 제출을 미루거나 지체하면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자 내놓은 처방책이다.

앞서 거래소는 올 들어서도 중국기업 유치에 진전이 없자, '빅4(언스트앤영, KPMG, PWC, 딜로이트)' 외 회계법인 지정을 유도해왔다. 그동안 언스트앤영(EY)은 중국고섬 사태 후유증으로 중국기업 수임을 꺼리고 있고 KPMG와 PWC도 수수료 수입이 적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하이딜로이트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사를 맡은 헝성그룹은 외부감사 회계법인을 상하이딜로이트에서 신한회계법인으로 바꿨고, NH투자증권이 맡은 하이촨약업과 패션아츠 역시 회계법인을 변경했다. 양저우진스지유한공사(유안타증권) 등 나머지 중국기업 역시 감사를 맡을 회계법인을 폭넓게 물색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 회계법인에 중국기업 감사를 맡기는 게 일종의 관행처럼 돼 왔지만 감사보고서 완료가 지지부진하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회계법인의 풀을 넓힌 것"이라며 "새롭게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에 대한 평가도 심사에 일부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기업과 상장 주관사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중국기업 유치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거래소의 손에 이끌려 감사 회계법인을 교체했지만 정작 상급 감독기관인 금감원에서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에서는 외부 감사를 도맡던 대형 회계법인이 아닌 역량이 떨어지는 곳에 감사를 맡길 경우 보수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거래소의 말만 믿고 회계법인을 교체한 중국기업과 증권사가 상당한 유무형적 비용을 투자했지만 결국 헛물만 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가 상장심사를 승인해준다고 하더라도 제출된 신고서의 효력발생을 금감원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국내 증시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기업 유치를 위해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빅4' 외 회계법인으로 교체했다"며 "거래소의 말만 믿고 회계법인을 바꾸는 등 상장준비를 준비 중이지만 금융감독원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회계법인의 감사 자료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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