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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 터줏대감' 유암코, 올 신규투자 못한 이유 평균 낙찰가율 약 86%, 경쟁 심화…수익성 개선 방점

강예지 기자공개 2015-05-06 09:23: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7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NPL) 시장의 단골 투자자로 불리는 연합자산관리(UAMCO·이하 유암코)가 설립 이래 최초로 지난 1분기에 신규 투자를 하지 못했다. 경쟁심화로 낙찰가율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매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 또한 유암코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올해 1분기 주요 은행이 진행한 모든 부실채권 경매에 응찰했지만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더벨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장규모는 총 6022억 원으로 추산된다. 농협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4개 은행이 입찰경매를 통해 일반담보부채권과 특별채권을 담은 7개 풀(pool)을 매각했다.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는 국내 부실채권 시장의 대표적인 투자자다. 통상 1분기에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지는 않지만 예년 실적을 감안하면 1분기 한 건도 낙찰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벨 부실채권 투자자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유암코는 2013년 1분기 2668억 원(점유율 28%), 지난해 1분기 1434억 원(점유율 25%)의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최근 부실채권 낙찰가율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유암코가 다른 투자자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2013~2014년 사이 부실채권 시장경쟁은 '과도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심화됐다. 1분기 평균 낙찰가율은 약 86%로 작년 4분기보다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유암코는 "적정한 가격으로 평소대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일부 공격적으로 가격을 써낸 투자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 시장도 지난해에 이어 긴장감이 유지됐다. 조직정비로 그간 부진했던 KB자산운용은 1분기 시장물량의 43%가량을 인수했고, 여러 번의 응찰해도 고전을 면치 못한 화인파트너스는 1년 만에 낙찰에 성공했다. 지난해 부실채권 전문투자회사를 선언한 외환에프앤아이(외환F&I)도 낙찰에 성공했다. 반면 과열경쟁과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시장을 떠난 투자자도 있다. 외국계 투자자로는 유일하게 꾸준히 시장에 참여해온 일본 신세이뱅크는 최근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유암코는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더라도 수익성 개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과열경쟁의 여파로 유암코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작년 부실채권 인수 규모는 2013년보다 1781억 원 적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인수 채권 투자 수익이 22.4% 줄었다. 손실은 15.9%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유암코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9%, 당기순이익은 45.3% 감소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마진을 줄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데, 지금 그 한계점에 와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투자자산의 수익은 2~3년 뒤 얻게 되는데 단기적 시야로 투자할 수는 없다"며 "경매·회생절차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더 이상 마진을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암코가 지분 매각을 앞두고 투자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암코 관계자는 "5년 동안 해온 비즈니스인데 (지분 매각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부동산 가격 변동의 범위 등을 고려해 적정하다고 판단한 가격으로 응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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