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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철회한 풍산, 단기차입 확대하나 회사채 재발행 당분간 쉽지 않을 듯…CP 등 활용 불가피

임정수 기자공개 2015-05-18 10:00:11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4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로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려던 풍산의 계획이 채권 발행 철회 사태로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차입 단기화가 심화될 처지에 놓였다. 회사채 발행 자금으로 갚으려던 단기차입금을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으로 차환한 가운데 6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도 단기차입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풍산의 차입 단기화 심화가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가 나온다.

◇ 회사채 발행 철회로 단기차입 상환 불발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4월 말에 만기 도래한 CP 200억 원어치를 다시 CP를 발행해 상환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주관으로 계속 차환 발행해 오던 CP를 다시 CP로 차환한 것이다. 같은 날 만기 도래한 우리은행 단기차입 100억 원도 그대로 은행을 통해 차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풍산은 회사채 발행으로 1000억 원을 조달해 4월 말에 만기 도래한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차입금을 상환하고 남은 700억 원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으로 운용하다가 6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실 공시와 1분기 적자 전환이 문제가 돼 회사채 발행을 철회하면서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CP 발행과 은행 단기차입으로 당장의 급한 불은 껐지만, 저금리 기조에 차입구조를 장기화 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6월에 회사채 700억 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오지만 만기 전에 다시 회사채 발행에 나설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회사채 발행 철회 사태로 자본시장에서의 신뢰가 추락해, 투자자들의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적자 전환한 1분기 실적을 숨기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채권시장에서 신뢰가 무너졌다"면서 "평판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곧바로 다시 발행에 나선다 하더라도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반기 다시 회사채 발행 시도…단기차입 확대 부담

IB업계는 풍산이 올해 하반기 쯤에 다시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풍산 측도 당장 회사채 발행에 나 서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1분기 실적 악화가 희석되는 하반기를 회사채 발행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경우 당장 6월 중순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700억 원어치는 CP 발행이나 은행 차입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2014년 말 풍산의 현금성자산이 55억 원 정도에 불과하고 실적마저 악화되면서 자체 상환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해외 계열사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흐름이 계속 악화되는 추세여서 차입금을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한동안 단기차입 위주의 자금 조달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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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의 차입금은 2014년 말 현재 현재 1조 2000억 원을 넘어선다. 이 중 1년 이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이 6000억 원에 달한다. 단기로 롤오버하고 있는 차입금이 4000억 원 수준이다.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차입 비중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은행 한도 여신 등을 활용하면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차입 비중 확대가 신용도에 적잖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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