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18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 첫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안) 협상에 나섰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달 27일 첫 단체교섭 상견례를 가진 후 16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본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연월차 및 수당 복원 △인원 충원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상황이 어려움을 호소하며 노조의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노조 관계자는 "5년간의 워크아웃 고통에서 이제 막 벗어나 희망을 기대하는 첫 교섭의 해부터 노사 관계가 갈수록 파탄에 이르고 있다"면서 "2014년 경영실적에 따른 성과배분을 달라니까 2015년 경영상황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측에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물론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그 동안 이윤을 창출해 온 배경에는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의 노고가 있다. 밤낮으로 교대근무를 하며 땀 흘려 일해온 노력을 사측이 간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 측은 사측의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고, 조금만 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장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8591억)보다 13.9% 감소한 754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853억)의 절반 수준인 440억 원을 나타냈고, 당기순이익은 5분의 1도 안되는 62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 말 금호타이어의 수주잔고는 2억 8094만 달러(약 3140억 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말에는 2억 2398만 달러(약 2503억 원)를 나타냈다. 또한 대한타이어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시장의 경우 1분기에 이어 지난 4월에도 타이어 판매가 감소했다.
해외 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공장이 4개나 있는 중국 시장은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인하로 중국 타이어업체들의 저가 제품 공급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으로 판로를 찾지 못한 중국산 물량이 중국 내부에서 소화될 가능성이 커져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외에도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을 되찾아와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계열사들의 경영 악화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임단협 타결까지 8개월이 걸리는 등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악순환이 반복될까 걱정스럽다. 노조측이 쇠뿔을 고치려다 소를 잡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기 보다는, 경영 상황과 시장 환경의 어려움을 고려해 임단협에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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