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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순환출자 해소 화룡점정 방법은 모비스 지분 맞교환 가능성…"기업가치 높일수록 지배구조 재편 유리"

박창현 기자공개 2015-07-20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6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의 순환 출자 고리가 줄어든 가운데 현대글로비스의 차기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은 순환 출자 고리를 끊을 열쇠를 현대글로비스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가 오를수록 원활한 지배구조 재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룹 시너지에 기반한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간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기존 6개에서 4개로 줄었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면서 현대하이스코가 포함된 순환출자 고리 2개가 없어졌다.

잔여 순환출자 고리의 중심에는 현대모비스가 있다. 현대모비스가 시작점이 돼 계열사 간 순환 출자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계열사의 현대모비스 지분 출자만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순환출자도 해소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의 열쇠를 현대글로비스가 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너 일가 보유 지분이 많고 향후 기업 가치 상승 여지도 크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물류 일감을 책임지고 있는 계열사다. 그룹 일감을 토대로 수년 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작년 현대글로비스는 총 11조 1667억 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2001년 설립 당시(1984억 원)와 비교해 매출이 56배나 늘었다.

지배 구조도 눈길을 끈다. 현대글로비스 1대 주주는 지분 23.29%를 보유한 정의선 부회장이다. 정몽구 회장도 6.71%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지분율도 4.46%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오너 일가가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을 활용해 순차적으로 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 나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당장 올해 들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13.39%(502만 2179주)를 팔아 1조 1576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과 오너일가가 가장 많은 비용을 들여서 해소해야 할 연결고리가 바로 기아차와 현대모비스간 출자 관계다. 기아차는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15일 종가(20만 1000원) 기준으로 지분가치만 3조 3018억 원에 달한다.

가장 유력시 되는 순환출자 해소 시나리오는 바로 오너 일가 보유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 보유 현대모비스 지분 간 맞교환이다. 지분 매매 비용이 절약될 뿐 아니라 지배구조 재편에 따른 시장 파급도 최소화할 수 있다.

주식 맞교환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먼저 현대글로비스 가치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15일 종가 기준으로 정 회장 부자와 재단 소유의 현대글로비스 지분가치는 2조 4800억 원 수준이다. 현대모비스 지분 평가액과 8000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따라서 승계 재원 확보라는 큰 그림 아래, 향후 현대글로비스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그룹 차원의 다양한 방안들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 전략에 따라 현대글로비스가 직접적인 수혜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멕시코와 중국에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 가동이 시작되면 반조립제품(CKD) 매출 증대와 해외 물류 확대가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외 공장으로부터 국내 부품에 대한 주문을 접수한 뒤, 해상과 항공운송 등을 통해 현지공장에 제품을 납품하는 현대차 CKD 물류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1분기에도 전체 매출의 37%에 해당한 1조 2643억 원을 CKD 사업을 통해 벌어들였다.

현대기아차향 완성차 해상 운송 물량 증가도 점쳐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기준에 그룹 해상 운송 물량의 40% 가량을 책임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60%는 기존 사업자였던 유코카캐리어스의 몫이었다. 하지만 올해를 끝으로 60% 물량 보장 약정이 만료됨에 따라 신규 물량 확보 기회가 열렸다. 증권업계는 현대글로비스가 점진적으로 그룹 일감을 추가 확보해 2018년에는 전체 해상 운송 물량의 80%를 책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벌크선 사업 확장과 신규 M&A 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제철과의 사업 시너지를 위해 석탄과 철광석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 사업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10월 '2020년 해운 매출 8조원' 비전을 제시하며 75척 규모인 선박을 2020년까지 500척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자동차운반선은 50대에서 100대로, 벌크선은 20대에서 400대로 확대해 자동차운반선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M&A 카드 활용도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유럽 현지 물류기업인 아담폴을 인수하면서 해외 물류사업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올해는 국내 물류 M&A 매물인 동부익스프레스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가치를 높이는 것이 지배구조 재편에도 유리하다"며 "어려운 자동차 업황을 고려할 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차세대 먹거리 확보나 신규 M&A 등을 활발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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