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주총 열리면 '신동빈 위험하다' [롯데 왕자의 난]신격호 'L투자회사' 실질 지배 가능성...한국 롯데 새판 짤 수도
장지현 기자공개 2015-08-04 16:39:23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4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형제 간 갈등에서 부자 간 다툼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인 '호텔롯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한일 롯데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주요주주인 'L투자회사'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직접 지배 아래 있거나 그의 차명 회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베일에 가려진 이들 투자회사를 장악하고 있을 경우 신동빈 회장의 한국 내 입지가 위태로워진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재계 한 관계자는 4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에서 경영권 축이 신동빈 회장 측으로 기울더라도 호텔롯데를 누가 지배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다"며 "호텔롯데 주요주주들은 'L'로 시작되는 투자회사들인데 일부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배 아래 있다면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장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L'로 시작되는 법인들은 특수목적회사(SPC)로 추정되고 그룹 내부에서도 이 법인들의 실제 지배자가 누구인지는 아는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라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L투자회사들이 신 총괄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SPC일 가능성이 있고 그렇지 않다면 신 총괄회장이 직접 지분을 소유한 회사일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있다.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 구조는 크게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적투자회사(롯데스트라티직인베스트먼트)'로 구분된다. '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L2~L4·L6'가 한 축이고, '일본 롯데재단→롯데전략적투자회사→L1·L7~L11'이 또 다른 축이다.
때문에 일본 롯데홀딩스와 롯데전략투자회사를 양대 축으로 두 형제가 계열분리를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특히 롯데전략적투자회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일본 롯데재단이 지배하고 있다. 롯데재단은 롯데전략적투자회사 지분 209만 주를 갖고 있다. 일본 금융당국에 따르면 해당 지분의 가치는 1170억 엔(약 1조1000억 원)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월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됐지만 롯데재단 이사장 자리는 유지하고 있다. '롯데재단→롯데전략적투자회사→L1·L7~L11'로 이어지는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 쪽에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기준에 따르면 '롯데전략적투자회사'의 완전 자회사로 알려진 L1과 L7~L11은 호텔롯데 지분 45.53%를 보유하고 있다. 또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L2~L4와 L6 등이 엇비슷하게 호텔롯데 지분 47.44%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면 자연스럽게 호텔롯데 지분 47.44%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신 회장은 호텔롯데 지분 소유 구조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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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그러나 L투자회사들이 알려진 바와 달리 신격호 총괄회장의 개인 차명회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롯데그룹 내부 일부 임원들도 이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L제4투자회사(15.63%), L제9투자회사(10.41%) 등 L로 시작되는 투자회사들의 호텔롯데 지분은 모두 72.65%이다. 일본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지만 19.07%로 L투자회사에 비해서는 지분율이 한참 낮다. 이밖에 광윤사가 5.45%, 일본패미리가 2.1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L투자회사들이 모두 신 총괄회장의 차명회사일 경우 신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을 장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은 24.5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국내외 롯데 계열사 42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쇼핑 8.83%, 롯데제과 3.21%, 롯데칠성음료 5.92%, 롯데케미칼 12.68%, 롯데물산 31.13%, 롯데건설 43.07%, 롯데상사 34.64%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신 회장이 일본 롯데에 이어 한국롯데까지 장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텔롯데를 손에 넣어야 한다.
시나리오 대로라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결과와 관계없이 신 총괄회장이 호텔롯데 임원 교체를 위한 호텔롯데 이사회를 열거나, 주주총회를 소집해 신 회장을 비롯한 주변 측근들의 해임을 추진할 경우 한국 롯데그룹은 큰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
호텔롯데의 주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 초 신 회장을 포함해 호텔롯데 등기임원이 4명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 기준 감사를 제외한 호텔롯데의 등기이사는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송용덕 대표, 이동우 롯데월드 대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 등 6명이었다.
하지만 올 초 호텔롯데 이사회에 신 회장과 김정환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개발부문장, 장성국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경영기획부문장, 심우진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영업부문장 등이 등기이사로 추가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새롭게 올라간 등기이사 3명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가운데 어느 쪽 사람들인지는 확답하기 어렵다"며 "다만 분명한 것은 이사회에서 한쪽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취해놓은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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