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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이인원 부회장, 어디 갔나 [롯데 왕자의 난]정책본부 수장, 공식석상 안보여…경영권 분쟁 와중 '입지위축' 관측

이효범 기자공개 2015-08-11 08:2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0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부자와 동고동락해 온 이인원 정책본부 부회장(사진)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 측근들이 대거 포진한 정책본부 수장으로서 이 부회장의 노선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그룹에서 최초로 부회장 직함을 얻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안팎에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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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롯데 오너일가 부자지간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된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신동빈 회장의 귀국 현장에서도, 계열사 사장단의 회의에서도 그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만 지난 7일 롯데그룹의 청년일자리 창출 보도자료를 통해 그의 짤막한 멘트가 실렸을 뿐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정책본부 본부장으로서 업무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경영권 분쟁보다는 다른 현안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그룹 내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그룹 안팎에서 이 부회장의 입장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그 동한 '작은 신격호'라고 불릴 정도로 그룹 내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 그만큼 신 총괄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국내 최장수 전문경영자(CEO)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로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 이사 자리에 올랐다. 백화점 경영의 3대 요직으로 불리는 관리와 상품구매, 영업 등의 업무를 고루 경험했다. 이후 1997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굳혔다.

2007년에는 신 회장의 호위부대로 불리는 정책본부의 부본부장을 맡게 되면서 신 회장을 보좌하기도 했다. 이후 2011년 그룹 내 오너일가 최초로 부회장 직함을 달았고, 신 회장을 대신해 정책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신 회장의 사람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정책본부 수장을 맡게 된 게 신 회장을 견제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는 얘기도 적지 않다. 특히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더욱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룹 내 최초로 부회장 직함을 달 수 있도록 지원 사격을 해줬던 사람이 신 이사장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렇다보니 이 부회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부자지간의 갈등 사이에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 신 총괄회장의 편에 선 것으로 관측되는 신 이사장의 각별한 관계를 접고, 이번 경영권 분쟁의 전면에서 나서는 것도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 회장이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애매한 입지에 놓인 이 부회장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더욱이 정책본부의 실세가 황각규 운영실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부회장의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과도 신 회장과도 오랜 기간 함께 일해 온 만큼 두 경영진을 모두 보좌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종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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