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소유구조 변화 불가피 [롯데 왕자의 난]지주사 전환 방식 그룹 순환출자 해소 땐 영향받아
안경주 기자공개 2015-08-12 08:02:11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1일 1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IPO)과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순활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는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의 소유구조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안되면 금융계열사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사의 금융계열사 소유 불가능
11일 재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중인 롯데그룹 금융계열 3사(롯데손보, 롯데호텔, 롯데캐피탈)는 모두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롯데손보는 지분율 26.09%로 호텔롯데가 최대주주이며, 롯데역사(14.17%)와 대홍기획(11.52%)도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쇼핑이 지분율 93.7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각각 26.60%와 22.36%를 갖고 있으며, 롯데건설도 11.81%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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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한 뒤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이다. 비금융지주사가 금융자회사 지분을 소유할 것 없다. 따라서 지주사 전환이 되면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007년 7월 SK그룹이 지주체제로 전환하면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SK가 일반지주사로 전환하자 2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던 SK증권 처분을 명령했다. 결국 SK는 지난 2012년 말 보유한 SK증권 지분 가운데 17.7%를 SK C&C(현 SK㈜)와 SK증권 우리사주조합에 매각하고 이듬해인 2013년 블록딜 방식으로 5% 지분을 기관투자자에 팔아 이 문제를 해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도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한 지주사로 전환하면 SK그룹과 비슷한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현행법상 롯데가 지주체제에서 금융계열사를 소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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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행 공정거래법상으로는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관계사나 해외계열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는 있다. 두산그룹도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두산캐피탈을 소유할 수 없게 됐다. 몇 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하면서 해외계열사에 두산캐피탈을 매각하면서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를 해소한 바 있다.
롯데그룹도 이 같은 방법과 비슷하게 일본롯데 계열사 등에 금융계열사를 매각, 소유권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분리 가능성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택하기 어려운 카드라는 분석이다. 해외 계열사를 동원할 경우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고 일본 기업에게 국내 계열사를 매각하는 일이 국민 정서상으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분위기다.
◇오너일가 소유하거나 매각 나서거나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해져 금융계열사를 재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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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가 금융계열사를 직접 소유하는 방안도 제시되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이 소유한 금융계열사 지분은 롯데캐피탈 0.86%와 롯데손보 1.49%, 롯데카드 0.27%에 불과하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 22.36%의 장부가치(774억 원)를 기준으로 롯데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선 21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손보도 시가 총액(11일 기준 4028억 원)으로 2085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롯데쇼핑은 롯데카드의 지분가치를 약 1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만으로도 최소 1조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오너일가에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지주사 전환이 본격화되면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도 없고 오너일가에서 인수할 자금도 부족하다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거의 없다"며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임직원간에도 설왕설래다. 한 관계자는 "비슷한 얘기를 직원끼리 주고받았다"며 "지켜보면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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