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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초대형 세금 전쟁 벌어지나 홈플러스 매각차익 과세 놓고...네덜란드 소재 테스코홀딩스 실체 규명이 관건

이동훈 기자공개 2015-09-10 08:51:44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7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양도 차익 세금을 두고 국세청과 테스코의 한 판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1조 원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초대형 세금 전쟁은 홈플러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테스코홀딩스(Tesco Holdings B.V.)의 실체를 인정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테스코는 홈플러스 매각 양도 차익으로 5조 원 안팎의 막대한 이익을 챙기게 된다. 아직 잠잠하지만 홈플러스 거래가 종결되면 조만간 테스코가 취득할 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문제가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코에 부과되는 양도차익 과세에서는 쟁점은 홈플러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 테스코홀딩스의 회사 성격 규정에 있다는 것이 조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테스코홀딩스는 네덜란드에 설립된 회사다. 한국-네덜란드가 이중과세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해 체결한 조세협약에 제13조에 따르면 부동산이나 고정사업장의 동산 등 특정 대상을 제외한 양도소득은 해당 법인이 소속돼 있는 국가의 세법에 따르도록 돼 있다. 테스코홀딩스의 법인격이 인정될 경우 테스코는 홈플러스 지분 매각으로 인한 양도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매각 이득을 취할 수 있다.

하지만 테스코홀딩스가 홈플러스 지분 인수를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페이퍼 컴퍼니로 도관(pass-through 또는 conduit)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수익적 소유자(Beneficial owner)가 테스코홀딩스가 아니라 영국에 있는 테스코 본사가 된다. 이럴 경우 한국-네덜란드 간 조세협약이 아닌 한국-영국 간의 조세협약을 따져봐야 한다.

한국-영국 간의 조세 협약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국내법 적용을 받게 된다. 국내 법상 주식 매각 등을 통한 양도소득이 발생했을 때는 매각액의 10%(지방세 포함 11%), 혹은 양도차액의 20%(지방세 포함 22%) 중 적은 금액을 선택해서 납부하도록 돼 있다. 홈플러스는 7000억 원 내외의 세금이 납부되는 것이다.

하지만 조세 전문가들은 홈플러스의 경우 단순 지분 매각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의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부동산 매각으로 간주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카르푸(현 홈플러스테스코)나 스타타워(현 강남파이낸스센터) 지분 매각이 이뤄졌을 때도 부동산 매각으로 간주돼 세금이 매겨졌다.

국내법상 법인이 부동산을 매각해서 이득을 챙겼을 경우 양도 소득에 24.2%에 달하는 법인세가 과세된다. 테스코가 홈플러스 매각으로 5조 원 가량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면 1조2000억 원 내외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과거 까르푸 사례를 감안하면 테스코가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006년 까르푸가 이랜드에 한국까르푸를 매각할 때 프랑스법인인 까르푸에스에이(C.S.A)가 한국까르푸 지분의 20%, 네덜란드 법인인 까르푸네덜란드(CN B.V.)가 80%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국세청은 100% 지분 매각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매겼지만 소송 끝에 프랑스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에 대한 양도소득세만 납부됐다.

법원은 까르푸네덜란드가 세금 탈루 목적의 단순 페이퍼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까르푸네덜란드의 법인격이 인정됐고 한국-네덜란드 조세협약을 근거로 한 비과세 면제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일부에서는 과거 까르푸네덜란드와 테스코홀딩스의 법인 형태가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판례에 비춰봤을 때 테스코홀딩스의 법인격이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 과세 전쟁에서 테스코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조세 전문가는 "국세청에서 과세를 하더라도 누가 이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 "1조 원이 넘는 돈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세청과 테스코가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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