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심사장 전격 등장, 딜 무게감 '재확인' 심사위원으로 이인원·황각규·이봉철 참석...공모구조·면세점 연장 등 관심
신민규 기자/ 정아람 기자/ 김시목 기자공개 2015-09-09 18:20:4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9일 1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심사장에 전격적으로 등장했다.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을 비롯해 신 회장의 핵심 측근들로 심사위원들이 구성돼 이번 딜의 무게감을 재확인했다.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이 9일 중구 소공동 호텔롯데 본사에서 진행됐다. 국내외 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본사 26층에서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PT는 오후 5시를 전후로 마무리됐다.
◇롯데그룹 핵심 실세 대거 참석
이날 PT는 오전 국내 증권사, 오후 외국계 증권사로 일정이 짜여졌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DB대우증권 순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PT를 진행했다. 오후에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등의 순서로 심사를 받았다.
국내외 IB들은 소공동 본사 25층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26층 심사장으로 이동해 PT를 진행했다. 각 사 동일하게 발표 20분, 질의응답 10분씩을 배정받았다.
PT에는 각 증권사 사장과 IB본부장 등 한국 자본시장의 내로라하는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한국투자증권에선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해 정일문 기업금융본부장 등 십수명의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발표는 배영규 기업금융담당 상무가 맡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이만열 RM2부문 대표가 PT 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 부회장도 PT장에 동행해 의지를 드러냈다.
오전 마지막 주자였던 대우증권은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을 비롯해 김상태 IB사업부 대표 등 15명 안팎의 인원이 대거 PT장에 참석했다.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홍성국 사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시장 관계자는 "후보에 오른 증권사들은 딜을 따 내기 위해 주말내내 PT를 준비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IPO 딜(Deal)인 데다 계열사 블록딜(Block deal), 회사채 발행 등 후속 딜이 많아 이번 PT를 통해 롯데그룹에 강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예상을 깨고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이봉철 지원실장(부사장), 강성태 호텔롯데 재경부문장 등 총 7명 가량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호텔롯데 실무진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주를 이뤘지만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 핵심 실세들이 심사위원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신동빈 회장 오후 PT장 전격 등장…IPO 딜 무게감 재확인
특히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외국계 증권사 PT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격적으로 참석해 긴장감을 더했다. 호텔롯데 IPO 흥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신 회장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포함해 BofA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의 발표를 모두 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 회장은 PT에 참석하긴 했지만 별다른 코멘트나 질문을 던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국내 10대 대기업 회장 중 계열사 IPO 주관사 선정 과정에 직접 간여한 사례는 없다. 지난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었던 제일모직이나 삼성SDS IPO는 물론이고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로템 상장 등의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특히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그룹 회장이 직접 주관사 선정 과정에 신경을 쓸 정도로 호텔롯데 IPO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 관계자들도 놀라는 눈치다.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인 호텔롯데 IPO를 흥행시키지 못할 경우 후속 작업도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게 롯데 측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의 경우 홍콩 등지에서 아시아지역 대표급 임원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장호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한국 대표, 박승구 BOA메릴린치 한국지점 대표, 최동석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대표, 박성우 노무라증권 대표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심사위원 관심사는...딜 구조 및 면세점 사업권, 일본기업 이슈 등
PT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질의응답(Q&A)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들은 공모구조 및 밸류에이션, 상장 시점과 같은 실무적인 내용과 함께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 가능성 등 사업적인 부분에도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면세점 특허권 연장 문제는 호텔롯데의 밸류에이션과 직결되는 문제라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 핵심 이슈. 면세점 사업권을 재승인받지 못하면 밸류에이션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기업가치가 떨어진다.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0~90% 가량이 면세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아울러 롯데그룹에 대한 반일 감정 이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계인 노무라증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반일 감정에 따른 롯데그룹에 부정적인 인식이 지속될 경우 면세점 사업권 연장은 물론이고 공모 과정에서 투자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호텔롯데는 PT 결과에 대한 평가를 거쳐 이르면 10일이나 11일 중으로 주관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신 회장의 PT 참석은 롯데그룹 지배구조개편의 첫 단추로 호텔롯데 IPO를 그룹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딜의 무게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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