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분쟁 재점화' 롯데하이마트, 회사채 어쩌나 [발행사분석]그룹 경영권 불확실성, 투심 악화될 듯…차입부담 여전히 과도
임정수 기자공개 2015-10-12 11:08:01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8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는 롯데하이마트(AA-) 앞에 대형 악재가 불거졌다.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재점화되면서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일단락된 것으로 여겨졌던 분쟁이 새 국면을 맞으면서 롯데하이마트의 회사채 투자자 모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계속된 확장 전략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기관 투자자 확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입금 규모에 비해 이익창출력이 약해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기관 투자자 확보에 악재
롯데하이마트가 2013년 이후 2년 7개월 만에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2012년 발행한 회사채가 오는 12월 만기 도래하면서 차환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정하고 회사채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이후 비금융 계열 공모 회사채로는 롯데케미칼 다음으로 두번째다.
하지만 수요예측을 앞두고 다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투자자 확보에 빨간 불이 켜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회장을 상대로 일본롯데홀딩스 등의 경영권 확보와 관련해 불법 경영권 탈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 해임 무효 소송,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 이사 해임에 관한 청구 소송,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 등으로 나뉜다.
신동빈 회장 중심으로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갈의 기미를 보이던 투자 심리도 다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채 투자에 나섰다가 자칫 소송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거질 악재들로 인해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어떤 악재들이 표면화될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선뜻 장기 회사채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채 스프레드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가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의 7일 기준 개별 민평금리는 1.967%. 잘 하면 1%대 회사채 발행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성사가 불투명해 졌다.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부정적인 투심을 돌려서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희망금리 밴드를 상당 폭 높여 제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점포 확장에도 현금창출력 악화…신용도 개선 속도 느려
신용도 개선 속도가 느리고 향후 성장성이 낮다는 점도 투자자 모집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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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차입인수(LBO) 방식으로 하이마트를 인수했다. 이 때문에 인수 당시만 해도 롯데하이마트의 차입금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하는 등 매출 규모나 수익성에 비해 차입금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는 차입금 부담을 계속 줄여 왔다. 롯데하이마트 차입금은 2011년 말 9953억 원에서 2014년 말 7315억 원 수준으로 2000억 원 이상 감소했다. 올 들어 KT렌탈 인수 등으로 차입금이 6월 말 현재 8428억 원으로 증가하기는 했지만, 3년 전과 비교하면 1000억 원 이상 부담이 줄었다.
차임금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신용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잇따른 점포 확장에도 이익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2억 원으로, 2011년 2980억 원에서 30% 가량 감소했다. 올해도 2000억 원 내외의 EBITDA를 기록할 전망이다. EBITDA가 줄면서 영업현금흐름(OCF)도 1900억 원에서 15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총차입금/OCF'는 수 년째 4~5배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하이마트 재무안정성에 대한 여러 평가 항목 중 '총차입금/OCF'를 BBB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재무 안정성(커버리지)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현재 신용등급에서 갖춰야 할 적정 수준과 비교해 열위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가전제품 유통 채널 간 경쟁 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매출이나 이익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가전제품 신규 매입이나 교체 수요는 제한적인 가운데 백화점, 할인점, 쇼핑몰 등 다른 판매 채널과의 경쟁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면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약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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