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국내 대형로펌에 구애…퇴짜 맞아 태평양 등 법률자문 여부 타진, 강소 로펌과 전선 구축
길진홍 기자공개 2015-10-13 07:50: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2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 양국에서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국내 대형 로펌에 법률자문을 의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의 호화 법률 자문단에 대응해 대형 로펌을 끌어들이려 했으나 결국 '강소 로펌'과 전선을 구축했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달 태평양 등 대형 로펌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법률자문 여부를 타진했다. 한일 양국에서 소송을 앞두고, 대형 로펌 모시기에 공을 들였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다수의 로펌들이 국내에서 롯데그룹과 거래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수임을 모두 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동주 회장은 특히 법무법인 태평양 설득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율촌 등이 롯데그룹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팀(TFT) 법률자문을 맡으면서 이에 맞설 대형 로펌이 필요로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영권을 박탈당했다고 날을 세우고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영향력있는 대형 로펌을 섭외하라는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의 경우 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쟁쟁한 변호인단이 대거 포진해 있다. 고문을 맡고 있는 강용현 변호사(사법연수원 10기)는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지난 1980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시작해 2001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직에서 퇴직할 때까지 21년 간 법관으로 일했다. 2001년 태평양에 합류해 SK와 소버린 간의 경영권 분쟁사건 등 중요 민사소송사건을 맡아 승소로 이끌었다.
강동욱 변호사(사법연수원23기)는 서울고등법원 판사를 지내다 2006년 태평양에 합류했다. 현대오일뱅크 인수 관련 경영권 분쟁과 현대건설 인수 가처분 소송 등의 대형사건을 맡았다. 태평양은 또 최근 효성가 3세들 사이에 불거진 경영권 분쟁 법률자문도 맡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광장을 비롯한 다른 대형 로펌에도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선뜻 신동주 회장의 손을 잡아주는 이들은 없었다. 국내 기업 풍토에서 롯데그룹이라는 존재를 무시하고, 손을 잡아줄 이들은 많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풍토상 롯데그룹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신동빈 회장 반대편에서 신동주 회장을 대리할 대형 로펌을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아래 8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내로라하는 대형 로펌들이 직간접적으로 소송 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구석에 몰린 신동주 회장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민유성 전 산업은행 총재(나무코프 회장)이다. 민유성 나무코프 회장은 경기고 동창인 김수창 양헌 변호사, 조문현 두우 변호사와 팀을 꾸렸다. 민 회장은 리먼브러더스 재직 시절에도 양헌, 두우 등에 법률자문을 맡기는 등 오랜 기간 인연을 쌓았다.
조문현 변호사(사법연수원기 9기)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자문 활동을 했으며 1997년부터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신동주 회장이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제기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맡는다. 일본 사정에도 밝아 롯데홀딩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 무효소송도 맡고 있다.
김수창 양헌 변호사(사법연수원 11기)는 롯데쇼핑을 대상으로 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을 맡는다. 강소 로펌으로 불리는 이들 업체는 기업법무와 경영권 분쟁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이들이 김앤장, 율촌 등 대형 로펌과 법정소송에서 우위를 점하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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