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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신동주와 회장 신동빈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15-10-13 08:44: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2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입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벌인다는 입장을 전한 기자회견 발표문의 첫 문구다. 지난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받은 자료는 신 전 부회장의 발표문, 프레젠테이션 설명자료 그리고 보도자료 등 세 가지다.

배포한 문서들의 도입부에는 하나같이 신 총괄회장의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신동주 회장 기자회견'이라고 적힌 프레젠테이션 자료 첫번째 페이지에는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 사본과 위임장에 사인하는 장면이 사진으로 담겼다.

보도자료에도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및 롯데홀딩스 이사회 등 상대로 법적 소송 제기'라는 제목에 이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및 롯데홀딩스 이사회 임원들을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선다'라는 문장으로 운을 뗐다.

그룹의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후광에 기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이 때문이었다.

최근 기자회견에서도 자문단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모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점을 의식해 아내인 조은주 씨가 그의 발표문을 대신 읽었다. 또 이 자리에서 나온 기자들의 질문에도 직접 대답을 하지 않고 변호인의 입을 거쳤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신 전 부회장이 언론과 일본어로 진행한 인터뷰가 롯데그룹의 국적논란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직접 나서지 않은 게 이같은 부담 때문이라는 점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지난 8월 대국민 사과에 나선 신 회장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신 전 부회장보다 국어실력이 낫지만 일본어 억양이 섞인 말투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볼 순 없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를 숙였고 기자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변했다.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직후 아버지, 형과 타협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인적인 부분에서는 언제든지 대화할 생각이 있다"며 "다만 그룹 내 13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과 사업의 안정성을 고려할 때 가족과 경영의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 회장이 그간 쌓아온 리더로서의 면모가 임직원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킨 점만 보더라도 일본 롯데의 임직원들은 그에게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도 신 회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후계자가 임직원들의 표결로 결정되진 않지만 신 회장에 대한 이들의 지지는 적잖은 의미를 가진다. 창업주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자신이 왜 궁지로 몰렸는지 신 전 부회장의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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