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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시멘트 '두번째' 가처분 예고..배경은 본안소송 심리에 최소 6개월..'후속대응' 필요 절감한듯

한형주 기자공개 2015-10-15 09:02:28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2일 18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의 2대주주로서 공개매각에 반대하는 일본 태평양시멘트(지분율 32.36%)가 최대주주인 채권단, 즉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이하 매각협의회)를 상대로 두 번째 가처분 신청을 예고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진행 중인 본안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협의회가 매각을 서두르는 점도 강경 대응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태평양시멘트로서는 추후 쌍용양회 지분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든 안하든 제3자 매각만큼은 막아야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다.

쌍용양회 매각협의회는 12일 보유지분 3705만 1792주(46.14%)에 대한 매각공고를 냈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팔 예정이다. 인수의향서(LOI) 접수시한은 오는 29일까지로 잡아놨다. 이후 서류 심사를 거쳐 내달 입찰적격자(숏리스트)를 추린 뒤 데이터룸을 개방하고 원매자들에게 예비실사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연내 본입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협의회 대표자격인 KDB산업은행 내 M&A실이 직접 매각을 대표주관하고, 지난해 맨데이트를 받은 신한금융투자와 삼일회계법인도 그대로 주관사로 참여한다.

공고는 이날 했지만 산업은행 등은 앞서 태평양시멘트가 제기한 경영권 침해 금지 가처분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무섭게 보도자료를 내고 매각을 공식화했다. 태평양시멘트는 지난달 3일 서울지방법원에 "10월 8일 주주총회에서 매각협의회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가처분 요청과 함께 "협의회 소유주식에 대해 (태평양시멘트가) 우선매수권을 갖는다"는 '지위 확인' 본안소송도 냈다. 이 가운데 가처분소송이 지난 6일 기각됐다. 이에 따라 매각협의회는 계획대로 임시 주총을 열고 우호 세력을 추가 이사로 선임, 태평양시멘트를 제치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현 시점에서 태평양시멘트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는 본안소송 뿐. 문제는 본안소송의 경우 법원 심리 기간이 기본 6개월에 이른다는 것이다. 쌍용양회 매각 일정을 고려할 때 소송 결과는 딜 클로징(잔금 납입) 시점에 이르러서야 공개될 공산이 높다. 만약 그 때 가서 법원이 태평양시멘트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매각 행위 자체를 무효로 돌리긴 어렵다는 게 로펌업계 중론이다. 금전적 손해배상 정도만 받아낼 수 있을 것이란 설명.

역으로 매각협의회는 본안소송에서도 이길 것이란 자신감에 매각을 강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법원의 가처분 기각 사유엔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우선매수청구권이 '적법하게 소멸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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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DB산업은행

이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태평양시멘트 입장에서 본안소송 승소도 장담하기 어렵다. 태평양시멘트가 주총 직후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유다. 동시에 태평양시멘트는 매각협의회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고서한도 보냈다. 분위기상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판국이 아니라는 것을 태평양시멘트도 인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태평양시멘트가 조만간 법원에 "쌍용양회 공개매각 절차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가처분을 재차 신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가 사야 하는 주식임에도 분쟁 상황을 무시하고 제3자에게 팔 경우 주어진 권리가 침해되니 일단 멈추게 해달라"는 호소의 성격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양자 입장을 들어보고 매각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태평양시멘트에게 실제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의지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매각협의회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협의회 논리대로라면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 매각이 안되도록 시간을 끄는 것에 불과하다. 당사자 역시 "우선매수권 행사는 향후 채권단과의 교섭 결과에 따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만 단서를 달아놓은 상태다.

태평양시멘트 측은 쌍용양회 매각이 가시화되기 전 방한해 기자회견을 여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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