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16일 09: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강남 요지에 자리 잡은 르네상스호텔 공매 절차가 원매자들의 수의계약 요청으로 잠정 중단되면서 인수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원매자가 초기 검토 단계로 구체적인 인수 계획을 밝힌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부토건 채권단은 르네상스호텔 공매 절차를 지난 14일 6회차까지 진행한 채 일시 중단했다. 재입찰에 따른 최저 입찰가격은 직전 회차 가격의 10% 내에서 차감돼 1조 959억 5800만 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사진=삼부토건>

채권단은 국내외 다수 원매자가 1조 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고 수의계약을 요청해 공매 절차를 중단했다고 알렸다. 해당 업체들의 인수 능력을 검토하고 물리적인 협상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수 후보는 전부 외국계다. 중국 최대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녹지그룹과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해운대 엘시티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중국 건설사, 홍콩·중동계 펀드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 모두 초기 검토 단계이거나 구체적인 인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지그룹의 경우 제주 헬스케어타운과 드림타워 개발사업에 이어 서울 상암DMC 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어 국내 부동산 빅딜이 있을 때마다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 후보로도 거론됐다.

녹지그룹 한국법인 녹지한국투자개발유한회사 관계자는 "본사에 확인을 해봐야 겠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여서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 규모가 크다 보니 주요 빅딜에 자주 거론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사례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홍콩계와 중동계 펀드는 메리츠종금증권을 통해 인수를 검토 중이다. 이들은 르네상스호텔과 함께 삼부토건의 주요 매각 대상인 헌인마을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을 통으로 인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중동계 펀드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맞지만, 초기 검토 단계에 머문 것으로 안다"며 "이들 때문에 공매 절차가 중단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삼부토건 채권단이 시간 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7회차부터는 최저입찰가격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져 공매가 계속 진행되면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삼부토건의 자력 회생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르네상스호텔 공매 최저 입찰가격이 상징성 있는 1조원 밑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중단되면서 의구심이 더 커진 것 같다"며 "인수 후보군의 진정성과 무관하게 현재 상황이 매각 측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