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 화학 빅딜 '주식 옵션 계약' 배경은 S케미칼 주식 10% 대상, 매출처 확보 등 전략 차원
박창현 기자공개 2015-11-09 08:31:12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이 화학 빅딜 과정에서 주식 옵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연착륙과 매출 거래 유지 등 전략적 동맹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삼성그룹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 'S케미칼'을 설립하고, 경영권 지분 90%를 롯데케미칼에 매각할 계획이다. 시장의 이목은 나머지 지분 10%에 쏠렸다. 사업 정리를 선언한 상황에서 삼성 측이 잔여 지분을 남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S케미칼 주주로 남게 된데는 롯데그룹 영향이 컸다. 롯데그룹이 삼성SDI측에 지분 보유를 요구했고, 전략적 판단 하에 그 조건을 수용했다. 롯데그룹은 매출처 확보와 신사업 연착륙을 위해 삼성SDI와의 사업 관계 유지가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S케미칼은 크게 ABS와 PC, 기능성 수지를 만드는 합성수지 사업과 인조 대리석 제조 기반의 건자재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작년 기준으로 합성수지 부문과 건자재 부문에서 각각 2조 5069억 원, 21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약 92%를 차지한 합성수지 사업은 삼성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적지 않다. 연간 총매출의 30% 가량을 계열사 내부 거래를 통해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등이 주요 고객사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매출처 확보 차원에서 삼성SDI와 지속적으로 사업 관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결국 안정적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해 꺼내든 카드가 '10% 지분 지속 보유 요구'였던 셈이다.
대신 롯데그룹은 삼성 측에 해당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정장치를 마련해줬다. 그 안정장치가 바로 주식 옵션 계약이다.
롯데케미칼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양 사는 빅딜 과정에서 해당 지분을 서로 팔고 살 수 있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거래 종결 후 언제든 잔여 지분 10%를 삼성SDI 측으로부터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는다. 반대로 삼성SDI는 거래를 마무리 짓고 3년이 지난 시점부터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진다.
삼성SDI는 이미 내부적으로 풋옵션 행사를 행사할 수 있는 2018년에 보유 S케미칼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삼성SDI와의 협력 관계가 필요한 만큼 풋옵션 행사 전에 주식을 되사올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2018년까지는 양 사간 동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롯데 측 요구로 S케미칼 지분 10%를 유지하게 됐다"며 "다만 주식 옵션 계약에 따라 3년 후 풋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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