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04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3년 째 혹독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야심차게 ETF사업을 시작한 뒤 단숨에 시장점유율(MS) 3위에 올랐지만, 후발주자였던 KB자산운용에게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한국투자신탁운용은 3년 째 내놓는 상품들마다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한화자산운용과 4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현재 점유율이 5%대에 불과하다.
KINDEX ETF가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투자자의 수요를 고려해 상품을 내기보다 트렌드를 쫓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는 총 21개.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KINDEX200부터 해외에 투자하는 KINDEX중국본토CSI300, KINDEX 일본인버스(합성 H) 까지 상장돼 있다.
상품 수로만 따지면 KB자산운용(15개)과 한화자산운용(18개)보다 많다. 그러나 일평균 거래량이 10만 주를 넘긴 상품은 KINDEX코스닥150, KINDEX한류, KINDEX중국본토CSI300, 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 H), 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합성) 등 5개에 불과하다. 이 상품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반짝' 인기를 끄는 ETF로 주로 단기성 자금이 들어온다. 거래량이 1만 주가 채 되지 않는 상품도 8개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마케팅에 성공할 수 있는 트렌디한 상품들 위주로 출시되지만, 이벤트성 자금만이 들어올 뿐"이라고 말했다.
핵심상품인 KINDEX200도 흔들리고 있다. 올초 제일모직이 코스피200에 편입되기 전부터 ETF에 담으면서 편법 운용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이며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모두 코스피200 ETF의 거래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KINDEX200은 상대적으로 거래가 부진할 뿐 아니라 다른 코스피200 ETF보다 추적오차(TE)가 가장 커 자금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운용역이 다른 하우스보다 적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거론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운용역은 퀀트와 ETF를 총괄하고 있는 심재환 상무를 제외하고는 김형도 차장, 이종훈 대리가 전부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8명, 한화자산운용이 5명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ETF 시장에서 재기하기 위해서는 절치부심의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상장지수증권(ETN)시장이 개설되며 ETP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비롯한 ETF운용사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열이 정비되지 않은 운용사에게는 기회가 없을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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