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실형 선고' 이재현 CJ 회장, 등기이사 물러날까 형법상 배임 유죄판결 '경영 차질', 그룹 “법과 순리 따를 것”

길진홍 기자공개 2015-12-16 08:15:16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5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가 내려지면서 이 회장의 주력 계열사 등기이사직 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년 6개월의 실형 선고로 CJ와 CJ제일제당 등 대표이사직 유지가 불투명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15일 조세 포탈 및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벌금 252억 원을 선고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죄는 무죄로 판단되나 형법상 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 회장은 1600억 원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2013년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어 지난 9월 대법원은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재현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배임 혐의와 관련해 이득액 산정이 구체적이지 않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아닌 형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 판결은 이 같은 대법원 지적을 받아들인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집행유예 등의 감형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실형 선고로 등기이사직 유지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현행 상법은 등기이사 자격에 대해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집행유예로 형이 확정된 경우에도 등기이사를 맡을 수 있다. 다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해당 범죄행위와 관련이 있는 회사에 취업할 수 없게 돼 있다.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을 경우 예외가 적용된다.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최태원 SK회장의 경우 이 같은 조항으로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경우다. 실형을 선고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에 따라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사임했다.

이 회장은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받으면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취업 제한 규정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그가 마음을 먹는다면 등기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중병을 앓고 있는 이 회장이 정상적인 이사회 참석이 불가능하고, 도의적인 책임 등을 감안할 때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현재 CJ와 CJ제일제당 등 2곳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모두 종료된다. 지난 1998년부터 CJ 등기임원에 올랐으며 손경식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 등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이어 2013년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올랐다. 등기이사에서 해임될 경우 대표이사직을 모두 상실하게 된다.

앞서 이 회장은 올 초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 등 계열사 2곳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에는 CJ E&M, CJ CGV, CJ 오쇼핑 등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임기 만료가 도래했으나 주주총회에 재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당시 몸이 불편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댔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내년 등기이사 만료 후 재신임 안건을 주총에 올리지 않은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CJ 측은 이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재판부 판단을 살펴 법리적인 검토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CJ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보진 않았지만 재판부 판단이 내려진 만큼 향후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법에 따라 순리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