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팬재팬 '임대수익·채무변제', 이재현 선고 변수 재판부 "신빙성 있는 자료 제출하라"…검찰·변호인 시각차 여전

이효범 기자공개 2015-11-12 10:00:02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1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공판에서 이 회장 측에 팬재팬(PAN JAPAN)의 임대수익과 채무변제 내역을 요청했다. 다음달로 최종 선고일이 확정된 가운데 채무변제 내역 등은 재판부 판단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는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을 지난 10일 진행했다. 올해 9월 대법원은 이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52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회장은 개인회사인 팬재팬을 통해 일본 현지 '팬재팬빌딩'과 '센트럴빌딩'을 매입하면서 CJ그룹 계열사인 CJ재팬을 동원해 보증을 서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법인을 내세워 개인빌딩을 구입한 것 자체를 문제 삼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상고심에서 채무자인 팬재팬이 변제능력을 상실한 상태라고 볼 수 없고, 이 회장의 배임액을 정확히 산출할 수 없는 만큼 배임죄를 다시 판단하라고 판시했다. 배임액을 계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특경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는 또 특경법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이날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팬재팬이 일본 빌딩을 사들이기 위해 신한은행 동경지점(SBJ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변제 계획과 관련해 수차례 질문을 던졌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팬재팬 명의로 대출받은 21억 5000만 엔의 대출계약상 만기 동안 대략 1억 엔을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환잔액 20억 5000만 엔 정도가 남게 되는데 만기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대출금을 한 번에 갚을 계획이냐"고 물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대출 이자율 때문에 편의상 계약만기를 둔 것일 뿐이라 갱신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사업계획서에도 대출 만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정리해서 자료를 제출 하겠다"고 설명했다.

20151110_154823_resized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1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 측이 팬재팬의 채무변제 내역을 지난 2013년 3월분까지만 제출했고, 임대수익과 관련해서도 제출된 자료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가 이처럼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은 이 회장의 배임액 산정을 위한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은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의 법리적 해석을 두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양측은 CJ재팬의 지급보증을 받은 이 회장이 일본 빌딩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배임액 규모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대주인 신한은행의 대출 위험 평가와 CJ재팬의 보증이 없었을 경우 대출 가능금액 등을 따져보면 이 회장이 취한 이득을 가늠할 수 있다"며 "신한은행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부동산 감정가의 70%선에서 대출금이 책정되는 게 일반적인데 데 이 회장은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대출 받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 측에서 제시한 감정가액은 합리적이지 않은 '탁상 감정'"이라며 "정식 감정을 받아본 결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 측에서 제출하는 채무변제 내역을 통해 팬재팬의 상환능력과 CJ보증채무 현실화 가능성 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임대수익 내역으로 팬재팬의 자체적인 현금창출력과 보유한 빌딩가치를 추산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이 회장의 개인적인 부동산 투기에 일본 법인이 보증 채무를 부담해 손해를 입었다며 원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 원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추가적인 증거자료 제출 여부를 검찰과 이 회장 측에 물었지만 양측 모두 제시하지 못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