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발행시장, 냉정과 열정 사이 오갔다 [ELS시장 결산]①하반기 규제 발표 이후 발행액 절반 이상 줄어
이상균 기자공개 2015-12-29 09:51:19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2일 11: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ELS 시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상, 하반기 발행액을 비교해보면 같은 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변화가 심했다. 상반기에는 연간 기준으로 발행액 90조 원 돌파가 유력해 보였지만 금융위원회가 고강도 규제책을 내놓은 이후 시장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금융위원회의 바람대로 ELS 발행액은 줄었지만 그렇다고 숙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파생결합증권(ELS+DLS) 잔액은 100조 원을 넘보고 있다. ELS 시장의 숨겨진 뇌관이다.◇ELS 발행액 상반기 47조원, 하반기 23조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ELS 증가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상반기 월 평균 발행액은 7조 8908억 원에 달했다. 3월에는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 발행액인 10조 2978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발행액은 47조 3452억 원에 달했다. 역대 두 번째로 발행규모가 큰 2012년과 같은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발행액 90조 원 돌파도 가능해보였다. 브레이크 없는 가속 질주가 따로 없었다.
ELS 시장은 과열 양상이 뚜렷했다. 수백 억 원의 운용손실을 기록한 이후 사업을 접었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다시 ELS 발행을 늘리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이 신탁형태의 ELT 판매로 짭짤한 재미를 보자 은행들도 ELT로 눈을 돌렸다. ELT는 기존에 은행이 판매하는 금융상품에 비해 리스크가 높았지만 은행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앉아서 수백 억 원의 판매 수수료가 들어오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3년간 단 한 번도 녹인(원금손실 발생 기준가격)에 진입하지 않은 지수형 ELS의 불패신화를 맹신하고 올인했다.
|
하반기에 접어들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여기저기서 ELS 시장의 리스크 증가를 언급하기 시작했고 금융감독원 주도로 실태 파악이 이뤄졌다. 이어 8월에는 금융위원회가 △파생결합증권 조달 자금의 특별계정 운용 △ARS의 개인투자자 판매 제동 △특정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의 발행 제한 등 고강도 규제책을 내놓았다.
시장은 차갑게 식었다. 금융위원회의 규제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7월 발행액은 7조 4073억 원이었지만 8월에는 6조 463억 원으로 줄었다. 이후 9월 3조 6081억 원, 10월 2조 4555억 원, 11월 2조 6965억 원이다. 12월(18일 기준)은 1조 6480억 원으로 2조 원 돌파도 장담할 수 없다. 하반기 발행액은 23조 8617억 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100조원 육박
발행액은 줄었지만 그렇다고 ELS 시장의 고민거리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잔액은 18일 기준 98조 8451억 원에 달한다.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00조 원 돌파가 눈앞이다. 올해만 12조 원 이상이 늘었다. 올 들어 월별 기준으로 ELS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더 많았던 시기가 단 두 달(4월, 7월)에 불과하니 발행 잔액이 줄 수가 없었다.
금융위원회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의 발행을 제한시킨 10월 전후로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의 증가세가 주춤해지기는 했다. 하지만 HSCEI 주가의 하락으로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더 큰 폭으로 줄면서 금융위의 규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
ELS 발행잔액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ELS가 조기상환 혹은 만기상환 조건을 충족할 경우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자금이다. 즉 부채다. 발행잔액이 늘어날수록 증권사는 부채증가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가 관치 논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ELS 발행잔액을 줄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이유 중 하나다.
증권사 관계자는 "레버리지 규제와 HSCEI ELS의 발행 제한을 통해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이 얼마나 줄어들지 여부가 내년 ELS 시장의 화두가 될 것"이라며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HSCEI가 상승해 조기상환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