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신사업 집중 위한 '절치부심' [2016 승부수]車전장부품 집중, 사업 구조조정…이윤태 사장 CES 참석 '이례적'
장소희 기자공개 2016-01-11 08:20:5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7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연초부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분주한 한 해를 시작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세계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에 참석하기 위해서다.사실 삼성전기 수장이 CES에 참석한 것은 꽤 오랜만이다. CES는 TV나 가전 등 세트(완성품) 위주의 전시가 이뤄져 삼성전기와 같은 부품업체들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이 사장 전임인 최치준 사장도 재임시절 CES에 참석한 적이 없다. 지난 2004년 강호문 전 사장이 참석한 이후 12년만에 사장급 인사가 CES에 참석하게 됐다.
이 사장이 이처럼 이례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건 신사업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번 CES에서는 일반 가전이나 전자제품보다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전자제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자동차 전장제품 사업에 새롭게 도전하는 삼성전자와 이에 쓰이는 부품 생산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삼성전기가 시장 트렌드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삼성전기의 자동차 전장부품 신사업은 이윤태 사장의 취임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 2014년 12월 이 사장이 삼성전기 신임 대표로 선임된 후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추진팀이 신설됐다. 앞서 진행된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을 통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신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 등을 전담하고 있다.
신사업추진팀은 신설된 지 반년만에 대외적으로 신사업 추진 현황과 로드맵을 발표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3~4년 전부터 신사업을 준비해 온 덕분이다. 여기에 신사업추진팀이 본격적으로 꾸려지면서 '두자릿 수 매출성장', '사업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추진'이라는 세부 계획도 정해졌다.
현재는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고부가 모듈사업 중심으로 매출 비중을 늘려갈 전략을 세운 상태다. 더불어 무선충전기술을 차량 내 충전모듈사업으로 확대하고 향후 전기차 배터리 충전용으로 활용할 수 잇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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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신사업 추진에 총력을 다하는 데는 앞서 진행된 사업 구조조정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모터 사업과 ESL(전자가격표시장치) 등 비주력사업을 대거 정리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사업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줬다.
이 중 ESL사업은 과거 삼성전기가 미래 먹거리로 일찌감치 점 찍고 수년간 공을 들였던 분야다. 제품명과 가격 등을 소형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디지털 장치인 ESL은 향후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매장에서 종이라벨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에 큰 기대를 모았던 제품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해외 고객 확보가 쉽지 않고 투자 대비 성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정리대상이 됐다.
결국 ESL 등 기존 신성장동력을 대체할 강력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자동차 전장부품이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전장분야를 택하는 것을 면밀히 살피고 있었던 점도 삼성전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형님'인 삼성전자와 함께 올해 삼성전기의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은 업계 손꼽히는 수준으로 도약을 꿈꾼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채비를 마쳤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도 삼성의 새로운 스마트폰 신화,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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