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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한화證 HSCEI ELS...엇갈린 희비 지난해 4~5월 발행물량 녹인 수준 조절

이상균 기자공개 2016-01-18 10:11:0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5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기초 ELS의 녹인 금액을 살펴보면 한 가지 특이점이 발견된다. 연간 ELS 발행액 순위에서 10위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증권사들의 녹인 규모가 제법 크다. 일반적으로 특정 기초자산의 ELS 녹인 규모는 대부분 증권사의 ELS 발행액 순위와 비슷하다. 많이 발행한 곳이 녹인도 자연히 늘어나는 구조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HSCEI ELS 녹인 사태는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HSCEI ELS 녹인 물량, 지난해 4~6월 발행

theWM에 따르면 이번 HSCEI 주가 하락으로 공모 ELS 녹인이 가장 많이 발생한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으로 329억 원이다. 하나금융투자가 312억 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 154억 원, 삼성증권 127억 원, KDB대우증권 110억 원, 유안타증권 102억 원 등 100억 원 이상인 증권사가 6곳이나 됐다. 이밖에 신영증권과 대신증권, NH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10위권 내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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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연간 ELS 발행액 10위권 밖 증권사다. 반면 연간 발행 순위 1~2위를 다투는 대우증권은 5위, NH투자증권은 9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ELS 발행액 2위와 5위인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순위권 밖이다. ELS 녹인 규모는 발행 규모와 비례한다는 기존 고정관념에 배치된다. 이는 증권사별로 HSCEI ELS 발행전략에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에 녹인에 진입한 HSCEI ELS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나타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286회 ELS(2014년 8월 발행)를 제외한 모든 ELS가 지난해 4~6월에 발행됐다는 점이다. 월별로는 지난해 4월 659억 원, 5월 579억 원, 6월 190억 원 등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때는 1만 1000에 불과하던 HSCEI 주가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해 1만 4000대를 형성하던 시기다. 지난해 4월 13일 1만 4590.45를 기록한 이후 6월 초까지 약 두 달 간이었다. 지난해 5월 29일에는 1만 4801.94를 찍으며 5년래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 당시 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는 최초기준가가 1만 4000대이다 보니 녹인을 60%로 설정할 경우 8000 중반대부터 녹인에 진입하게 된다.

◇중소형 증권사, 녹인발생률 높아

기초자산의 최초기준가가 높으면 녹인에 진입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증권사가 모를 리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증권사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ELS 발행액을 줄이거나 상품구조를 안정적으로 보강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4~5월 ELS 공모발행액을 전혀 줄이지 않았다. 두 달간 주요 증권사들의 ELS 공모 발행액은 7조 2968억 원에 달한다. 월별 기준 역대 최대 발행액을 기록한 3월보다 줄긴 했지만 1월과 2월보다 많다. ELS 시장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보이던 시기, 증권사들은 만드는 족족 팔리는 ELS를 줄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상품구조를 안정적으로 보강했을까. 이 질문은 증권사별로 답이 다르다. 증권사들이 얼마나 대처를 잘했는지 여부는 지난해 4~5월 각 증권사의 HSCEI 기초 ELS 발행액 대비 녹인에 진입한 금액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 지로 확인할 수 있다. 즉 녹인 발생률이다. 비중이 높을수록 대처가 부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예상외의 결과가 나타난다.

증권사 hscei els 녹인발생률

키움증권은 이 기간 동안 발행한 12억 원의 HSCEI ELS 중 8억 원이 녹인에 진입해 66.6%를 기록했다. IBK투자증권도 6억 원 중 4억 원이 발생해 동일한 비중을 보였다. 유안타증권도 204억 원 중 102억 원이 녹인에 진입해 50%로 집계됐다. 녹인 규모가 가장 컸던 한화투자증권도 821억 원 중 329억 원으로 40.1%를 기록했다. 이어 유진투자증권 40%, HMC투자증권 24.5% 등이다. 중소형 증권사가 대부분이다.

반면 대형 증권사의 녹인 발생률은 확연히 떨어진다. NH투자증권(0.4%)과 신한금융투자(0.5%), 현대증권(0.6%)은 모두 1% 미만이다. 대우증권(1.1%)과 대신증권(1.4%), 신영증권(1.6%), 한국투자증권(2.5%), 삼성증권(2.6%)도 양호한 수치를 보였다. 이중 미래에셋증권과 KB투자증권은 각각 5342억 원과 3946억 원의 HSCEI ELS를 발행했지만 단 한 건도 녹인에 진입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녹인 발생률의 차이는 상품구조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98개 종목 중 녹인이 최초기준가 대비 60% 이상인 것은 단 2종에 불과하다. 대부분 45~55%로 설정돼 있다. 녹인이 설정되지 않거나 원금보장형인 ELB의 비중도 높다. KB투자증권도 녹인이 60% 이상인 상품은 한 건도 없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녹인 수준이 모두 60~65%로 설정돼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HSCEI 주가가 높으면 녹인 수준을 평소보다 낮게 조정해 리스크를 낮췄어야 한다"며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대형 증권사에 비해 ELS 쿠폰수익률을 높게 책정해야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녹인 수준을 낮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점을 감안해도 중소형 증권사들이 투자자 배려와 리스크 조절에 무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증권사의 경우 ELS 상품전략이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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