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기로에 선 특수은행]중소기업 대출 시장 절대우위 '흔들'[기업은행②]경쟁 시중은행 야금야금 잠식…투융자 복합지원 등 새역할 시험대

한희연 기자공개 2016-01-21 10:23:57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9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대출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 지속과 대기업 부실여신 회피 등으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이나 소호대출에 눈을 돌리면서 기업은행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중기대출 시장에서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 리딩뱅크'로 부상하기 위해 단순 대출 이상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신한·우리·KEB하나·SC·씨티·농협·수협·기업·산업은행 등 10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잔액은 495조 4307억 원이었다. 이중 기업은행의 중기대출은 124조 8853억 원이다.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대출규모로만 본다면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점유율 수준은 안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중기대출 증가속도를 놓고 보면 시중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기대출 시장에서 지난 2012년 말 기업은행의 점유율은 24.98%다. 지난해 9월 말 점유율이 25.21%임을 감안하면 3년간 점유율은 22bp가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산업은행은 112bp, KEB하나은행은 89bp, 신한은행은 50bp 점유율이 늘어나 기업은행의 증가분을 압도한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대기업 여신을 줄이고 우량 중소기업이나 소호 등 여신을 늘리는 추세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 더욱 뚜렷이 나타났다. 2014년 말 대비 2015년 9월 말 10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점유율은 국민은행이 6bp, 신한은행이 5bp, KEB하나은행이 2bp 늘었다. 기업은행은 오히려 9bp 줄었다. 중기대출 시장에서 기업은행의 위치를 시중은행이 야금야금 위협하기 시작한 셈이다.

clip20160113102619

기업은행의 태생적인 존재이유는 중소기업 지원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이 영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중점추진사항 중 첫번째도 '중소기업금융의 리딩뱅크로서의 역할 강화'였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정책금융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더욱 강화하고 문화콘텐츠 사업의 투자 대상을 확대하는 등 창조금융 선도은행으로서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융 기능을 수행한다고 해서, 점유율이 위협받는다고 해서 시중은행과 중기대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하다. 진정한 중소기업금융의 리딩뱅크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기존 중기대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른 지원 수단을 찾아 역할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산업은행·기업은행 역할 강화' 브리핑을 통해 "기업은행의 지원 기능이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게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단순대출지원에서 탈피해 창업 성장 초기 지원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규모를 2014년 기준 9조 1000억 원에서 오는 2018년까지 15조 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기업은행의 창업초기기업 지원은 현재 20% 정도 되는데 이를 2018년에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창의기술기업에 대한 성장을 촉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보다 투자 기능을 보완하는 쪽으로 조정을 할 예정이다. 창업성장기업 육성을 위해 민간 1000개 이상의 중소기업 컨설팅 지원 등 비금융 지원도 강화하게 된다. 현재 0.6% 정도에 머무르는 투자기능도 단계적으로 2018년까지 2배 정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의 생존을 지원했다면 이제 육성에 힘써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역할이 2차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은 만큼 올해 구현 방법과 전략에 대한 기업은행의 고민도 깊어졌다.

책임감을 반영하듯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정책금융의 방향이 생존지원에서 성장지원으로 전환함에 따라 큰 변화를 맞게 됐고,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경우 창업과 성장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과 함께 투자를 확대하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며 "중소기업이 경제체질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도록 투융자 복합지원과 기술평가 역량 내재화, 위탁보증 심사역량 강화 등 기업의 '미래를 보는 안목'과 '옥석을 가려내는 역량'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