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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빨간불' 현대로템, 투자부동산 처분하나 상주시 보유 토지 장부가 127억, 의왕연구소 유동화도 유력

박창현 기자공개 2016-01-26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2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익성 악화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현대로템이 선제적인 자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비업무용 투자 부동산을 팔아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핵심 사업인 철도와 플랜트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최근 2년 간 두 사업 부문에서 누적된 영업 손실액이 1000억 원을 넘는다.

철도 부문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수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도 안전기준 강화로 예상치 못한 품질 관리 비용이 발생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플랜트 부문은 잦은 설계 변경으로 원가율이 크게 오르면서 만성 적자 사업 구조가 만들어졌다.

수익성 하락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당장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차입금이 늘었다. 2013년 당시 9348억 원 수준이었던 순차입금은 이듬해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3분기 말 기준)에는 시장 환경이 더 악화되면서 순차입금이 1조 8856억 원까지 늘었다.

부채 증가로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올랐다. 2013년 138.9%였던 부채비율은 2년 여 만에 200%를 넘어섰다.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차입금 의존도'도 41.6%까지 올랐다.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수치다.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최근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렸다. 등급 전망도 모두 '부정적'으로 달아 추가 하향 가능성도 시사했다.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재무건전성까지 급격하게 악화되자 현대로템도 내부적으로 재무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비핵심 자산 처분을 통한 유동성 확보 카드를 먼저 꺼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 번째 매각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는 자산은 바로 경상북도 상주시 소재 비업무용 토지다. 해당 토지는 원래 한진중공업 철도차량사업부 소유 자산이다. 지난 1999년 현대로템과 합병 절차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내부 자산으로 편입됐다. 전체 면적은 7만 6033㎡(2만 3000평) 규모이며, 장부가격은 약 127억 원이다. 현대로템은 해당 토지를 업무와 무관한 투자 부동산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의왕연구소 부지를 넘기는 것도 유력한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전에도 의왕연구소 부지 일부를 계열사에 매각해 자금을 마련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현대자동차에 의왕연구소 부지 일부를 넘겨 363억 원을 확보했다. 같은해 11월에도 의왕시 소재 부동산을 현대하이스코에 126억 원을 받고 팔았다. 자금 확보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현대로템이 의왕연구소 잔여 부지를 활용해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로템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시세 차익 목적으로 보유한 경상북도 상주 토지를 팔면 단기간 내 수백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과거처럼 의왕연구소 부지를 유동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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