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요원한 기업은행, 대대적 개편 이뤄지나 실태조사 결과 성과급 비중·차등율 등 개선사항 가장 많아
윤동희 기자공개 2016-02-04 08:33:46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1일 1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권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추진 중인 금융위원회 조사 결과 기업은행이 금융공기관 중 미흡한 사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과평가 방식에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금융위는 1일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방향'을 발표했다. 최하위직이나 기능직을 제외하고는 모두 성과 연봉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가이드라인 제시를 위해 금융위는 신보, 기보, 주금공, 캠코, 예보, 예탁원, 기은, 산은, 수출입은행 등 9개 금융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중 기업은행의 실태가 가장 성과중심 문화와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간부직의 경우 2010년 이뤄진 정부 권고안에 따라 성과 연봉제가 어느 정도 정착했지만 비간부직의 경우 대부분의 조사 부문에서 성과주의 도입 수준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기업은행은 우선 비간부직의 기본급을 산정할 때 호봉제를 쓰고 있었다. 호봉제를 유지하는 곳은 예탁결제원과 함께 기업은행이 유일했다. 신·기보나 주금공, 캠코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연봉제를 택하고 있다.
또 성과보수 비중을 조사하는 부문에서 기업은행의 수치는 2014년 말 기준으로 간부가 22%, 비간부는 17%로 34~35% 수준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처럼 은행 공공기관과 크게 격차가 벌어졌다. 성과보수에 따른 차등폭도 간부는 2.2배, 비간부는 1.6배다. 금융위는 "성과보수 비중도 낮고 차등폭도 크지 않은 기관은 기업은행"이라고 못을 박았다.
|
금융위는 개인성과가 아닌 집단의 실적만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신보, 기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도 마찬가지였지만 기업은행 또한 비간부급 직원의 성과보수를 100% 집단평가에만 연동하고 있다.
기본연봉과 성과연봉을 합한 전체연봉의 최고·최하 등급 간 차등폭도 기업은행이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간부 간 차등폭은 신보와 기보, 주금공, 산업은행이 30%, 수출입은행이 39%로 높은 반면 기업은행은 23%로 캠코에 이어 가장 차이가 작다. 비간부 부문에서도 기업은행의 차등폭은 9%로 예탁원과 함께 유일하게 10% 미만을 기록했다. 다른 기관은 15~24%로 높은 수준대에 형성돼 있다.
기업은행은 3개의 탄력점포는 운영하고는 있었지만 인력활용 방식은 역시 획일적이었다. 2014년 말 기준 탄력근무제 활용인력은 신보가 628명, 주금공이 351명, 예보가 317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던 반면, 기업은행은 산업은행 21명, 수출입은행 19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0명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다만 여성인력 활용에 있어서는 다른 금융공공기관에 비해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 기업은행의 여성관리자는 54명으로 전체 관리자 대비 약 6%다. 간부급이 52명이고 임원은 2명이다.
금융위는 앞으로 기업은행 등 전체 금융공공기관에 대해 전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기본연봉 인상률 차등폭은 각 기관이 자율로 설정하되 1~3급(5직급 기준)의 경우 차등률 합산 후 단순평균 수치가 3% 포인트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체 대비 성과연봉 비중은 간부직 30% 이상, 비간부는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차등폭은 2배 이상으로 늘린다.
금융위가 설정한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성과연봉제 적용대상은 9배 수준으로 증가하고 금융 공공기관 기본연봉에도 점진적으로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예를 들어 팀장급 간에 최저(D급)와 최고(S급) 간의 기본연봉 차이는 첫해 134만 원 나게되지만 5년 후 같은 팀장급 인력이라도 최고 730만 원까지 격차가 벌어진다는 계산이다. 같은 기간 성과연봉은 1920만 원까지 벌어진다.
손병두 금융위 국장은 "2월부터 외부 컨설팅 등 직무분석 및 평가시스템에 대한 재정비에 착수해 연내 개선방안을 확정하고 규정변경을 완료하겠다"며 "보수체계·평가 기준 등 노사 논의가 필요한 사항은 세부 시행방안 마련 시 노사가 충분히 협의해 방안을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