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위기의 이마트, 재무라인 '투자 축소' 비상 '한채양 부사장호' 궤도 전면 수정, 자회사 부담 '투자→관리' 모드

길진홍 기자공개 2016-02-05 09:21: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그룹 안살림을 책임지는 재무라인을 교체하면서 향후 자금 운용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수년간 계열사 투자로 외부 차입이 늘고,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관리 역량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작년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지원실 소속이던 한채양 관리총괄 상무를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어 경영지원본부 아래 기획관리담당 임원을 추가하고, 형태준 상무를 자리에 앉혔다.


신세계푸드 재무담당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주희 상무 후임으로는 김석봉 상무가 왔다. 그룹 경영과 재무 컨트롤타워인 경영지원본부 아래 기획관리 역할이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채양 부사장은 경영지원본부장 외에 관리 담당 임원을 겸한다. 재무와 기획에 이어 인사까지 총괄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 그 동안 다수의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하면서 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투자계획
<자료: 이마트,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재무라인 교체와 맞물려 자금 운용 전략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최근 수년간 잇단 투자지출(Capex)로 차입금이 늘고, 재무건전성 지표가 훼손되면서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 2년간 계열사에 86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계열사 대형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투자가 늘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복합쇼핑몰 사업을 위해 신세계프라퍼티에 출자한 금액은 2년간 총 5220억 원이다. 이어 위드미에프에스 230억 원, 에브리데이리테일 1324억 원, 에스엠 360억 원, 신세계앨앤비 120억 원 등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마트 자체사업 투자 규모를 더하면 지난해 연간 투자 규모가 1조 5000억 원에 육박한다. 대규모 투자지출로 양호한 현금흐름지표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불어났다. 이마트의 장단기차입금은 2013년 2조 9700억 원에서 2014년 3조 3200억 원으로 불어났다.

2015년 3분기 기준 장단기차입금은 3조 5700억 원에 달한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이 3조 5000억 원으로 연초대비 2000억 원가량 불어났다. 해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 규모와 맞먹는 투자지출이 일어나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지출에 이은 자회사 실적 부진은 이마트 연결 손익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 6399억 원, 5037억 원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13.6% 감소했다. 수익성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일부에서는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증가가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사장을 비롯한 재무라인은 사실상 긴급 소방수 임무를 안고 투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주희 상무 바통을 이어 받은 김석봉 상무는 안에서 수년간 재무 실무를 맡았다. 경영지원본부로 소속이 바뀐 형태준 상무의 경우 그룹에서 수년간 전력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새 진용을 갖춘 이마트 재무라인은 우선 투자지출 규모 축소 방안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올해 자체사업과 신세계프라퍼티에 각각 8780억 원, 2780억 원 등 1조 10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2017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 같은 계획을 전면 수정해 투자규모를 대폭 축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투자가 집중된 트레이더스몰에 대한 확장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계열사에 대한 투자지출 규모도 최소화하는 방안이 병행된다. 투자지출을 낮추고,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저하된 수익성을 회복하고, 신용등급 방어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마트 주요 자회사들의 경우 아직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만큼 아직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다. 자체 영업을 통해 흑자를 내고, 독자적인 자금 조달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