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복인 KT&G 사장은 임원들과의 첫 대면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PT) 형식으로 구상해 온 경영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의례적인 포부나 목표를 밝혀왔던 전임 사장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KT&G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관계자도 "셔츠의 팔을 걷어부치고 프레젠테이션에 나서는 모습이 신선했다"는 표현으로 변화의 조짐을 반겼다.
회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백 사장은 직사각형의 테이블이 놓여진 회의실에서도 되도록 '상석'을 피한다고 한다. 서열을 파괴하고 수평적인 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중이다.
백 사장은 지난해 10월 초 취임식에서도 '변화'를 유독 강조했다. 취임사에서는 ‘투명·윤리(Clean)', ‘소통·공감(Cooperative)', ‘자율·성과(Creative)' 등 변화와 혁신을 위한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역사상 가장 큰 변화와 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KT&G로 거듭나야 하는 중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며 "'미래로 함께 도약하는 바른 경영의 철학'을 바탕으로 국가 경제발전에 더욱 기여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물론 다른 기업에서도 새로 선임된 사장들은 변화를 강조한다. 조직개편, 수평적 회의문화 정착, 연공서열의 변화 등으로 활력을 불어넣는다. 앞선 백 사장의 행동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KT&G에 오랫동안 몸 담아온 그가 이토록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치는 사뭇 다르다. 또 전임 사장들에 비해 다소 젊은 나이에 사장으로 선임됐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KT&G의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오히려 신뢰감이 더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작년 4분기는 백 사장이 경영을 도맡은 기간이었다.
유독 매출이 눈에 띄게 급감했다. 그동안 미국법인에 부과된 연방세 등을 매출에 포함시켜왔던 현지 회계 정책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법인 매출에 포함됐던 세금을 4분기에 모두 차감했다.
현지에서는 적법한 회계 처리였기 때문에 매출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출 인식 기준을 변화시킬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전임 사장들이 손대지 않았던 영역을 허물고 투자자에게 한층 투명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 역시 백 사장이 취임한 이후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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