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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B&T, SK해운 또다른 '뇌관' 될까 2017년 안에 상장 실패 시 투자자 드래그얼롱 행사 가능성

김창경 기자/ 이윤재 기자공개 2016-03-04 08:24:37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2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투자금 상환 부담을 짊어진 가운데 자회사인 SK B&T가 또 다른 뇌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해운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 B&T 지분 일부를 재무적투자자(FI)에게 매각할 때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해운 자회사 SK B&T의 2대 주주인 아틀란틱스타유한회사(이하 아틀란틱스타)는 동반매각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틀란스틱스타는 산업은행 PE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SK B&T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아틀란틱스타는 지난 2014년 6월 SK해운으로부터 SK B&T 지분 45%를 824억 원에 인수했다.

2013년은 SK해운이 2010년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부채비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다. 2012년, 2013년 SK해운은 각각 835억 원, 76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1년 982%에서 2013년 1879%까지 급증했다. SK B&T 지분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이었다. SK해운의 2014년 부채비율은 SK B&T 지분 매각, 신종자본증권 발행, 당기순손익 흑자전환 등으로 1077%까지 하락했다. 전년 대비 803% 포인트나 줄었다.

SK해운은 아틀란틱스타에 SK B&T를 2017년 안에 기업공개(IPO)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만큼 FI에게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동반매각청구권도 부여했다. 동시에 SK해운은 아틀란틱스타가 보유한 SK B&T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기로 했다.

SK B&T의 IPO가 지연되거나 불발되면 투자금회수가 필요한 아틀란틱스타는 지분 매각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 이때 원활한 매각작업을 위해 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아틀란틱스타 지분 45% 만으로 SK B&T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어 매수자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반매각청구권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때 상대방이 보유한 지분도 끌어와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SK B&T, SK해운 또 다른 '뇌관' 될까

다만 SK해운은 SK B&T 지분을 FI와 함께 매각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SK B&T는 SK해운 벙커링 사업부가 분할된 곳으로 쏠쏠한 수익을 내는 알짜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SK해운은 1987년 남태평양을 거점으로 각종 어선에 선박연료를 공급하며 벙커링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활동영역을 전 세계로 확장했고,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벙커링 사업은 매출액 4198억 원, 영업이익 266억 원의 실적을 냈다. SK해운 전체 매출의 27.5%, 영업이익의 19.6%를 창출했다. 영업이익률은 6.3%로 작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벙커링 사업은 SK해운의 다른 사업부가 영업손실을 기록할 때도 꾸준히 흑자를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벙커링 사업에서 손실이 난 적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는 SK해운 입장에서 벙커링 사업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며 "SK B&T 상장에 실패하면 SK해운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매각가 824억 원보다 높은 가격에 투자자의 지분 45%를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SK해운의 재무구조와 업황 침체를 고려하면 상당한 부담이다. SK해운은 2010년 12월 유상증자를 할 당시 투자자에게 풋옵션을 부여했다. 투자자는 SK해운이 2016년 안에 상장을 못 할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풋옵션 행사 시 SK해운은 투자금에 6% 복리를 적용한 1590억 원을 토해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SK해운의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SK해운의 부채비율은 953%로 집계됐다.

SK해운 관계자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어 서둘러 IPO를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며 "SK B&T 실적도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서 2017년 안에 상장하는 데 무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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