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사기 모뉴엘 대표, 항소심서 '양형부당' 주장 [모뉴엘 양형 논란①]사실오인·법리오해 쟁점…검찰 공소장 변경여부 주목
김세연 기자공개 2016-03-10 08:24: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9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 조원 대의 대출사기 혐의로 기소돼 23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박홍석 모뉴엘 대표 등에 대한 항소 공판이 열렸다.업계에서는 불법 행위를 감안하더라도 이전 판례에 비해 과도한 형량이 항소심을 통해 변경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영향부당이 주장한 가운데 검찰이 기존 공소장 내용을 일부 변경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재판장 천대엽) 심리로 열린 항소심 3차 공판에서 박홍석 대표측 변호인단은 "원심에서 자수한 박 대표 등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사기대출과 회전거래 등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과정에서 개별적 사실을 따지지 않았다"며 "투자 사기부분은 인정하지만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역시 △재산국외도피혐의와 관련한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 △외환거래법상 자본거래 해당 여부 △수출가격 조작 및 허위 수출신고 △고의성 등을 항소심의 쟁점 사안으로 꼽았다.
변호인단은 총 23년 형의 판결을 이끈 천문학적 피해 규모에 대해 명확한 사실여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사기대출과 회전거래는 명백한 불법 사안"이라면서도 "사기대출 혐의 규모가 3조 4000억 원이라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금융권 대출중 이미 84%(약 2조 7470억 원)가 상환됐고 변제가 완료된 은행도 3곳에 달했지만 심리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미변제 규모는 5600억 원 수준으로 모뉴엘의 파산선고이후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변제가 추진중인 부분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3000억 원 미만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수출가격 조작에 따른 관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측이 주장한 수출가격 추산이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1심 판결에서 지적한 저가 홈시어터 컴퓨터(HTPC)의 대당 가격이 8000원에 불과하다는 검찰측 추산은 사실과 다르다"며 "수출 가격을 고가(대당 250만 원)로 신고한 것은 부당 이익을 취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금회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송모 씨 역시 HTPC를 직접 선보이며 "HTPC의 국내 판매가격이 70만 원 수준"이라며 "고철 가격으로 산정해도 8000원이란 가격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변호인단은 1심에서 선고된 형량과 관련해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 등을 감안해 충분한 피해 변제의 희망을 기대한 것이 지속적인 범행의 이유"라며 "사기대출과 회전거래는 박 대표가 재산 축적 의도를 갖고 행한 것이 아닌점을 감안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선고 형량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한 유사 판례와 비교해도 감내할 수 있는 범위로 보기 어렵다"며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해 대출금을 상환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수사직후 영주권마저 포기한 체 자진 귀국해 혐의를 인정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을 감안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변호인단은 재산국외도피와 관련, 검찰이 기소과정에서 구체적 범죄시점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가 침해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박 대표 등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홍콩에 위치한 매출처와 허위 수출 사실을 근거로 국내 은행 10여 곳으로 총 3조 4000억 원 가량을 사기 대출받거나 수입대금을 부풀려 차액을 남기는 수법으로 362억 원 가량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0월 1심 판결에서 23년, 벌금 1억 원, 추징금 362억 원 을 선고받았다.
내달 7일 열리는 항소심 4차 공판에서는 변호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검찰의 의견서 및 공소장 변경, 피고인 심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