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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 합병비율 '고평가' 됐나 SKT 포괄적 주식교환 거래와 밸류에이션 '유사'… 불공정 주장 근거미약

정호창 기자공개 2016-04-14 09:21:59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1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송·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추진과 관련해 일각에서 SK브로드밴드의 기업가치(EV)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거래 쌍방이 합병비율을 의도적으로 불공정하게 산정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진행된 두 건의 주식교환 계약에 적용된 SK브로드밴드의 에비타 배수(EV/EBITDA)는 약 5.1배 정도로, 두 건의 거래 모두 비슷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이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이 지난 2월 26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된 합병 계약에 반영된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가액은 각각 주당 1만680원과 5085원이다. CJ헬로비전 주식의 합병가액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증시에서 결정된 주가의 가중평균가격으로 결정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SK브로드밴드의 합병가액이다. 비상장기업이기에 CJ헬로비전과 다른 기준에 따라 합병가액을 산출했기에 일각에서 합병가액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거래 쌍방은 삼일회계법인을 외부평가기관으로 선정해 SK브로드밴드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산출한 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이를 각각 1:1.5 비율로 가중산술평균해 합병가액을 5085원으로 결정했다.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쪽에서는 수익가치 산출 과정에 주관적 평가가 개입될 여지가 있고 이로 인해 SK브로드밴드의 합병가액이 의도적으로 높게 산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과 포괄적 주식 교환을 결정할 당시 주당 교환가격이 4822원이었으나, CJ헬로비전과의 합병계약에선 주당 가치가 5085원으로 5.5% 상향된 점에서 불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 주당 가치의 상향은 거래 시점 차이에 따른 변화로 분석된다. 두 건의 거래가격을 결정한 이사회 결의 사이에 7개월 이상의 시차가 존재하기에 SK브로드밴드의 수익성과 기업가치(EV)에 변화가 생겼고 그 차이가 주당 거래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이사회가 SK텔레콤과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3월 20일이며, 당시 SK브로드밴드가 상장기업이었기에 주식교환가격은 3월 19일을 기준으로 증시에 나타난 거래량과 주가를 가중 산술평균해 결정했다. 따라서 당시 SK브로드밴드의 시가총액과 기업가치(EV)는 2014년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CJ헬로비전과의 합병에 대한 이사회 결의와 계약 체결은 지난해 11월 2일 이뤄졌다. 합병계약에 적용되는 주당 합병가액은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3분기 누계 실적과 향후 추정치를 근거로 산출됐다. 따라서 합병계약에 반영된 SK브로드밴드의 지분가치와 기업가치 등은 2015년 경영실적에 근거를 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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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가 2014년 거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규모는 5476억 원이다. 순차입금은 1조 4330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과의 주식교환가(4822원)를 적용하면 지분가치는 1조 4391억 원이며, 기업가치(EV)는 2조 8722억 원으로 산출된다. 거래 밸류에이션을 나타내는 에비타 배수(EV/EBITDA)는 약 5.2배로 나타났다.

지난해 에비타는 58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순차입금도 1조 4728억 원으로 소폭 늘었다. CJ헬로비전과의 합병가액(5085원)을 적용할 경우 지분가치는 1조5176억 원, 기업가치(EV)는 2조 9905억 원으로 산출된다. 에비타 배수는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5.1배 정도로 나타났다.

SK브로드밴드가 추진한 두 건의 굵직한 주식교환 거래에 적용된 밸류에이션에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해 7월 초 상장폐지되지 않았다면 이번 합병계약과 관련된 잡음은 지금보다 현저히 줄었을 것이다. 상장기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증시에서 결정된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이 비교적 투명하게 산출되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가 비상장기업으로 전환됐으나, 주식 거래 시점에 반년 이상의 시차가 존재함을 감안하면 거래가격 변화에 부정이나 불공정이 개입됐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의 수익성과 실적 향상 등을 감안하면 상장이 유지됐을 경우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냈을 가능성이 높다. SK브로드밴드의 이사회 결의가 이뤄진 지난해 3월 20일에서 11월 2일 사이 코스닥지수는 6.2% 상승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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