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쇼크' 한국GM, 최대 자회사 117만원에 처분 美 본사가 인수..쉐보레 영업중단에 가치 훼손
박창현 기자공개 2016-04-20 07:59:21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2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의 러시아 영업 중단 후속 조치로 핵심 자회사였던 러시아법인을 글로벌 GM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로 기업 존속 가치가 크게 훼손되자 매각가는 단돈 117만 원으로 책정됐다. 러시아법인은 쉐보레 영업 중단 결정 직전까지 한국GM 자회사 중 매출과 자산 규모가 가장 컸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GM은 작년 말 러시아 현지법인인 'General Motors Daewoo Auto and Technology CIS'를 매각했다. 인수자는 글로벌 GM 자회사인 GM Auslands와 GM Europe Holdings다. 양 사는 한국GM 러시아법인 지분 100%를 미화 1000달러에 취득했다. 한화(작년 12월 31일 기준 환율 1177원)로는117만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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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법인은 한국GM의 핵심 자회사였다. 매출액은 물론 자산 규모면에서도 해외 자회사 중 단연 1위였다. 지난 2010년 대 초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2조 원 대에 달했다.
하지만 글로벌 GM이 유럽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쉐보레 차량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매각 타깃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GM은 지난해 러시아 경제 악화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를 이유로 현지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이에 한국GM도 같은 시기 이사회를 열고 동반 철수 결정을 내렸다.
한국GM으로서는 뼈아픈 선택이었다. 러시아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GM은 2013년 말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결정으로 생산량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러시아 시장을 대체 시장으로 제시했다. 러시아 수출 물량을 확대해 감축 물량을 만회해 나가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이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2013년 초 1루블 당 40원 안팎 대에 형성되던 환율은 이듬해 하반기부터 20원 아래로 떨어졌다. 불과 1년 만에 루블화 가치가 원화 대비 2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환율 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차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적자 사업 구조가 고착화됐다.
결국 한국GM은 2014년부터 꾸준히 러시아 수출 물량을 축소해 나갔다. 실제 월 평균 4000대에 육박하던 러시아 수출 물량은 그 해 하반기부터 500대 이하로 줄었다.
수출 물량이 급감하자 러시아법인이 직격탄을 맞았다. 러시아법인은 2014년 1조 798억 원의 매출과 3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고, 순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러시아법인 매출이 1조 원 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이후 4년 만이다. 순손익 역시 5년 만에 손실이 났다.
글로벌GM과 한국GM은 글로벌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반등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 결국 지난해 초 사업 중단 결정을 내렸다. 사업 중단으로 판매처를 잃게 된 한국GM 러시아법인은 지난해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수준인 1717억 원으로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000억 원을 넘어섰다.
러시아법인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되자 글로벌GM이 지분 인수에 나섰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과 원활한 사후 관리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러시아법인은 2014년까지만해도 순자산 가치만1000억 원이 넘었다. 하지만 누적 적자로 지분 가치는 사실상 '0'에 가까워졌다.
이에 글로벌GM은 한국GM에 상징적 차원에서 1000달러를 주고 러시아법인 지분 100%를 취득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양 측은 추후 공정가치 평가를 받고 공정가치가 거래가를 넘어설 경우, 초과 금액에 대해 추가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한국GM 관계자는 "누적 적자로 러시아법인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짐에 따라 후속 조치가 필요했는데 미국 본사가 직접 지분을 매입했다"며 "사실상 미국 본사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러시아법인 부채를 떠안은 거래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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