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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CIB 주축' KB형 모델...고가 논란 잠재운다 [현대증권 M&A] ④은행·증권 시너지 모색…BoA메릴린치 사례 분석

이충희 기자공개 2016-04-14 10:11:5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2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이 구상하고 있는 KB형 유니버셜 뱅크 모델에 대한 대략적인 밑그림이 나왔다. 통합 증권사가 중심이 된 하우스뷰(House View)를 정립, 그룹 내 통용하는 방식으로 WM과 CIB 영역을 총괄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KB금융의 이같은 전략은 BoA메릴린치 모델을 본따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BoA메릴린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최적화된 유니버셜 뱅킹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은행과 통합 증권사를 아우르는 벤치마크 대상으로 KB금융은 분석하는 것이다.

KB금융은 통합 증권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최근 제기되고 있는 고가 인수 논란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추가 지분 인수까지 고려하면 전체 인수대금은 시장에서 봤을 때도 합리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BoA메릴린치 모델, WM·CIB가 핵심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모색할 '은행-증권 통합 모델'을 적극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KB금융지주 내 전략기획부에서 최근 만든 '은행-증권 통합 시너지 모델' 자료를 보면 KB금융은 양 부문 결합을 통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KB금융은 해외의 다양한 유니버셜 뱅킹 모델을 참고하기 위해 BoA메릴린치와 JP모간체이스, 미즈호그룹, SMFG 등 글로벌 금융그룹들의 통합 사례들을 분석했다. 4개 금융회사들은 모두 은행과 증권부문이 통합된 뒤 IB와 WM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이뤄낸 곳들이다.

특히 KB금융은 BoA메릴린치처럼 WM과 CIB를 비은행부문 수익성 다각화를 위한 양대 핵심 축으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oA메릴린치가 했던 것처럼 그룹 내 통용하는 하우스 뷰를 만들어 조직의 틀을 잡는 것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1

BoA는 메릴린치의 글로벌 자산 배분과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메릴린치가 보유하던 매스 어플루언트(Mass Affluent)를 타깃 삼아 WM부문 수익을 확대했다. CIB부문에서도 메릴린치 인수 뒤 기존 BoA가 강점을 보이고 있던 DCM영역이 더욱 강화되는 효과를 낳았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강한 리테일 영업망과 통합 증권사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을 더하면 BoA메릴린치의 사례처럼 WM부문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KB투자증권의 강점이었던 DCM부문에서도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통합 증권사 역할론 대두…고가 인수 논란 잠재운다

KB금융은 통합 증권사와 기존 은행의 역할을 세분화시켜 각 계열사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전략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도 핵심은 역시 WM, CIB영역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WM영역에서는 통합 증권사가 캐피탈 마켓 상품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어드바이저리 플랫폼(Advisory Platform)을 통해 PB와 리서치,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를 총괄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했다. 은행은 은행과 증권을 연계한 복합점포 채널 구축과 초고액자산가(HNW) 고객기반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CIB영역에서는 통합 증권사가 글로벌 기업고객과 투자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은행이 대규모 B/S 기반 증권 신용을 보강하는 형태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할 것을 제시했다. WM과 CIB 양쪽 영역에서 모두 다 통합 증권사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2

KB금융은 이같은 시너지 효과를 통해 최근 제기되고 있는 현대증권 고가 인수논란 역시 잠재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지분 22.56%를 1조2500억원에 사들이면서 대우증권 지분 43%를 2조3000억 원에 인수한 미래에셋 대비 비싼 값을 지불했다는 분석들이 최근 시장에서 나오고 있었다.

펀더멘털 관점에서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KB금융이 취약한 증권부문의 기반을 단기간에 갖출 수 있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가 인수라고 치부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앞으로 자사주 등 추가적인 지분 매입으로 평균 매입단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가격 평가는 큰 의미 없다고 판단한다"며 "대형 증권사 인수 기회가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KB금융 규모에 맞는 증권 자회사를 확보한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7.06%)를 매입하고 KB투자증권과 합병해 지분율이 확대되면 PBR은 1배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며 "최고의 리테일망을 갖춘 은행과 증권의 결합을 통해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인수 논란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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