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영구채 효과 '잠깐' 대규모 손실로 제자리 1분기 당기순손실 2611억…부채비율 9.8%p 감소에 그쳐
김창경 기자공개 2016-05-18 07:56:16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7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의 신종자본증권(이하 영구채) 발행이 한 분기 만에 무색하게 됐다. 한진해운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 1분기 영구채를 발행했지만 당기순손실의 여파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영구채 발행 전과 후의 부채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 6조 1448억 원, 자본 7333억 원으로 838%의 부채비율을 보였다.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차입금을 5000억 원 가까이 줄였지만 같은 기간 결손금이 2646억 원 늘어났다. 그 결과 부채비율은 작년 말보다 9.8%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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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은 지난 2월 24일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22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모회사 대한항공이 영구채 전량을 인수했다. 영구채는 일반 회사채와 달리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된다.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자금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갚았다.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 상표권, 런던 사옥 등에 걸려있던 담보권이 해지됐다.
한진해운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영구채 발행으로만 작년 말 848%였던 부채비율은 640%까지 208%포인트나 하락할 수 있었다. 동시에 한진해운은 담보권이 해지된 미국 및 EU 상표권을 지주회사 한진칼에 1113억 원을 받고 넘겼다. 결국 한진해운은 영구채 발행으로 3313억 원의 부채감축, 2200억 원의 자본증가 효과를 동시에 누린 셈이다.
그러나 영구채 발행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1158억 원, 당기순손실 2611억 원의 실적을 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컨테이너선 운임하락, 수급상황 악화 등이 문제였다. 규모의 경제로 치킨게임을 주도했던 머스크라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할 정도였다.
한진해운의 당기순손실은 결손금의 증가로 이어졌다. 한진해운의 결손금은 작년 말 2조 4692억 원에서 1분기 말 2조 7338억 원으로 2646억 원 증가했다. 영구채 발행으로 늘어난 자본의 규모보다 컸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영구채 발행 효과가 사라졌다"면서도 "그나마 영구채를 발행한 덕분에 최악의 시황 속에서도 지금 수준의 부채비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구채 발행이 없었다면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900%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후 추가 자구안을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5월 안에 벌크선 1척을 에이치라인해운에 444억 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했다. 미국 및 EU 이외 지역의 상표권은 오는 6월 말 지주회사 한진칼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가액은 742억 원으로 책정됐다.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5%도 매각해 340억 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한진해운을 포함해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NYK, MOL, K-LINE 및 대만 양밍 등 6개 해운사가 새로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를 결성했다. 디 얼라이언스는 2017년 4월 1일부터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등 동서항로를 주력으로 운항을 시작한다. 한진해운은 디 얼라이언스 해운사 중 해당 노선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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