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돌린 우리銀, 민영화 논의 물꼬 텄다 이광구 행장 3차 해외 IR, 네트워크 400개 확장
윤동희 기자공개 2016-06-08 10:24:58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7일 1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논의가 재개되고 있다. 은행장이 직접 기업설명회(IR)에 참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등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꾼 결과라는 분석이다.우리은행은 이광구 은행장이 오는 15일부터 이틀에 걸쳐 일본에서 투자자미팅(IR)을 진행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IR은 동경에 위치한 연기금,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 6곳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이광구 행장을 비롯한 IR담당 임원 및 부장이 참석해 1:1 미팅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IR이 일본 투자자의 요청으로 기획된 것이라는 점이다. 이 행장은 지난 2월 싱가폴과 유럽에 위치한 투자자 31곳을 방문했고 지난 5월에는 미주지역의 10여 개 투자자와 만났다. CEO가 발로 뛴 결과, 외국인 지분율이 20%에서 약 25%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번에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지켜본 일본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해외 투자자 물색 뿐 아니라 우리은행이 투자자가 돼,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은행 이미지도 달라졌다. 우리은행은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등을 주력 진출 지역으로 설정하고 지점 확장,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네트워크 200개를 달성했다. 당시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은 숫자였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글로벌 네트워크 달성 목표를 300개로 제시했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400개로 목표치를 늘렸다. 지난해 기준 지점이 150여개였던 인도네시아 소다라 은행에서 연 15개씩 지점이 순증하고, 우리은행 미국 법인에서 20개씩, 캄보디아 법인에서 2~3개씩 지점이 늘어나는 등 자연 증가분이 큰 영향이다.
여기에 지난달 필리핀 저축은행 WDB 인수 승인을 받고 최근 캄보디아에서 소액대출회사 인수에 나서는 등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뿐 아닌 인수합병(M&A)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증가 목표를 반기만에 100개를 늘리게 된 배경이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변모는 시장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우리은행의 최근 주가는 1만 원 선이다. 지난 1월 8140원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우리은행을 평가하는 눈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조선·건설 등 취약업종 익스포져를 급격하게 줄인 것에 더해, 성장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데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행장은 올해 초 "연간 목표를 상반기 내 70% 달성하고, 3분기까지 100%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목표 조기 달성을 주문한 셈이다. 당기순이익 1조 2000억 원, 부실채권 1%·연체율 0.5% 이하 달성 등이 주어진 목표다. 우리은행은 이번 1분기 성과가 대폭 개선되는 등 조기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이러한 체질 개선 힘 입어 민영화 논의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공자위는 최근 금융당국 등 우리은행 지분 매각과 관련해 공청회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아직 공정회 개최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민영화 이슈가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이슈는 지난 6개월 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아부다비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받고 과점주주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유가 하락으로 거래 진전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 당국은 구조개선정책관 주재로 매각협상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나서 "중동 국부펀드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공언하기까지 했으나 매수 후보측 사정으로 사실상 결렬됐다.
하지만 최근 우리은행에 대한 시장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해외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공자위가 논의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내부에서 (민영화 관련) 이야기만 오가고 있는 상태"라며 "다만 (민영화) 이야기가 오갈 정도로 (우리은행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아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 방식에 대해서 저번처럼 심각하게 나눌 만한 이야기가 많지 않아서 공청회를 열지 않을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한 주주가 4~10%의 지분을 쪼개 가져가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경영권 매각 방식과 병행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예금보험공사의 모든 지분(51%)을 과점주주형태로는 매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20% 가량은 과점주주 형태로 몇 군데의 펀드에 매각하고 30%는 적절한 전략적 투자자(SI)에 넘기는 방안이 최근 떠오른 대안이다. 여기에 약 20%의 잔여 정부지분 또한 추후 주가 상승시 매각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을 뿐 경영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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