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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발 뺀 우리은행, 확 바뀐 DNA '민간' 마인드 여신관리...이광구 행장 또 하나의 업적될듯

윤동희 기자공개 2016-05-26 09:50:27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5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조선해양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돌입 가능성이 높아지며 지난해 이뤄진 우리은행의 선제적인 반대매수청구 조치가 각광을 받는다. 국책은행, 특수은행들과 함께 단골 부실처리 채권단으로 묶였던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25일 산업은행 등 STX조선해양 채권단은 회의를 열고 이 회사의 법정관리 돌입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이미 지난달 금융위에서 법정관리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채권단 손을 떠날거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대규모의 선수금 환급보증(RG) 콜이 발생할 전망에 따라 은행들은 수조 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할 처지다.

추가 부실우려가 불거지는 가운데 주목을 받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채권단이 4500억 원의 신규자금지원 안건을 부의하자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협약에서 빠지기로 했다. 반대매수청구가 이뤄진 것은 지난 1월로 아직 정산이 이뤄지지 않아 채권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제 협약기관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법원 관리에 따라 회수금이 발생할 경우 우리은행은 최소한의 청산가치 정도만 보상받고 나오는 구조다. RG에 대한 충당금까지 모두 쌓아 우리은행이 STX조선해양 법정관리로 인해 보는 추가 손실은 없다.

STX조선
2016년 1분기 기준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같은 시기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채권단에서 탈퇴했지만 우리은행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은행의 과거 이력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기업여신 비중이 컸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만들어진 탓에 우리은행은 주요 채권단에는 항상 언급됐다. LG카드 사태에서는 주채권은행을 맡았었고 2010년 대대적인 부실 건설사 퇴출작업이 이뤄질 당시 우리은행이 간사단을 맡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민간은행이긴 하지만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로 있는 특이한 구조라 사회적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나은행이나 신한은행처럼 단순히 은행 자체의 리스크만 고려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이유로 금호나 대한전선,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 딜에 항상 주요 채권은행으로 이름을 올려왔다. 비유하자면 우리은행의 스탠스는 시중은행보다 국책은행에 가까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영화에 드라이브를 걸며 우리은행이 달라졌다. 특히 이광구 행장 취임 후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시중은행과 같은 민간 마인드에서 여신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STX조선해양 채권단 탈퇴 두 달 전인 지난해 10월에는 성동조선 채권단에서도 탈퇴하며 변화된 조직 분위기를 보여줬다. 이번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로 우리은행의 선제적 판단이 더 각광을 받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선조선은 규모가 작고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반대매수 청구와 손실처리가 끝난 상황이라 조선 쪽으로는 더 이상 이슈가 없다"며 "이광구 행장이 추진력이 있어 STX조선과 성동조선 부실을 잘 잘라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47%로 2014년의 2.10%에서 대폭 낮아졌다.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STX조선 등 4개 조선사의 여신을 제외한다면 NPL비율은 1.24%로 더 낮아진다. 지난 1분기 NPL비율은 1.38%로 전분기에 비해 0.09% 포인트 하락했다. STX조선 등 4개 조선사 여신을 제외하면 1.03%로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일반 시중은행 수준이다.

적극적인 자산클린화 작업은 이광구 행장 취임 이후 계속적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이 지난 1분기 상·매각한 고정이하 여신은 2460억 원으로 신규로 편입된 103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은행은 최근 매분기 마다 신규 증가되는 고정이하여신보다 2배 가량 많은 여신을 상·매각 처리해왔다. 올해 NPL목표는 1%로 목표치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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