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약진한 농협·기업銀..기대 못미친 국민銀 [퇴직연금시장 분석] ② 은행권 50% 점유율 지켜, 지방은행 조용한 성장
서정은 기자공개 2016-08-04 10:19:57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의 절대강자인 은행권이 시장 점유율 50%대를 이어갔다. 은행권은 확정기여형(DC)을 중심으로 적립금을 1조 원 이상을 끌어모으며 퇴직연금 시장에서 공고한 입지를 지켰다.은행업권 사업자 13곳 중에서는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두 은행은 확정급여형(DB)과 DC형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2위 사업자인 KB국민은행은 자금이탈, 낮은 수익률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의 적립금을 흡수하며 순위가 뛰어올랐고 지방은행들의 성장도 돋보였다.
◇ 입지 견고한 은행, DC 위주 성장으로 50% 유지
머니투데이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4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집계한 결과 은행권 사업자들의 상반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64조 62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1조 2509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시장점유율은 50.4%였다. 지난해 말에 비해 0.1%포인트 줄었으나 여전히 퇴직연금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제도 유형별로 보면 DC형과 DB형의 명암이 엇갈렸다. DC형은 올 들어 1조 1840억 원(6.3%) 증가해 19조 8433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DB형은 1813억 원(0.5%)이 줄어든 36조 5665억 원에 그쳤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은 2483억 원(3%) 증가한 8조 2115억 원이었다.
여전히 DB형의 비중이 높지만 추세적으로는 DC, IRP 위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임금피크제 확대 등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은행권 뿐 아니라 전체 퇴직연금 시장을 봐도 DB형은 줄어드는 대신 DC, IRP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 농협·기업銀 약진, 부진한 국민銀…지방은행 활약 눈길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 중 적립금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5년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한은행의 적립금은 12조 908억 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9.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DB형에서 1425억 원이 빠져나갔지만 DC형과 IRP에서 각각 2741억 원, 234억 원을 유치했다. 다만 증가 규모로 보면 은행권 중 5위에 그쳐 성장속도는 다소 주춤했다. 신한은행은 1위 사업자로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퇴직연금 전문센터를 신설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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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가장 크게 두각을 나타낸 곳은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이다. 두 은행은 모두 DB 및 DC형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적립금 증가 순위 1~2위를 다퉜다. NH농협은행이 3849억 원을 유치하며 가장 큰 성장을 보였다. NH농협은행의 점유율을 5.3%로 전년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IBK기업은행 또한 IRP에서 755억 원이 빠져나갔으나 전체적으로는 3600억 원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IBK기업은행의 점유율은 7.1%로 3위사업자인 우리은행(7.4%)과 격차를 좁혔다.
2위 사업자인 KB국민은행은 다소 실망스러운 성과를 내놨다. KB국민은행은 DB형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출되며 전체 적립금이 318억 원 줄었다. 전체 은행권 중 (외환은행 제외) 유출 폭이 가장 컸으며 점유율은 8.7%에서 8.5%로 내려갔다. 희망퇴직 등으로 DB형에서 빠진 자금을 DC, IRP쪽에서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DC형과 IRP의 1년 수익률에서 전체 은행 중 꼴찌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른 은행 대비 원금비보장형 상품을 높게 편입한 탓에 시장 하락기에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은 총 8조 3381억 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옛 외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흡수하며 3조 1803억 원이 증가했다. 점유율 또한 4.1%에서 6.5%로 증가, 6위에서 한 단계 치고 올라왔다.
부산은행, 대구은행을 필두고 지방은행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600억 원 내로 적립금을 늘렸고 경남은행, 제주은행, 광주은행 등도 300억 원 가량이 성장했다. 이 외에 산업은행과 수협에서도 각각 228억 원, 74억 원이 유출됐다.
◇ 1년 수익률, DB는 제주은행·DC는 대구은행
퇴직연금 시장의 독식자인 은행업권은 최근 1년간 성과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전체 은행 퇴직연금의 DB형 수익률을 단순평균한 결과 은행권 평균은 1.91%로 전체 평균(1.87%)보다 소폭 웃돌았다. DC형과 IRP에서도 각각 1.73%, 1.30%로 전체 평균을 0.3%포인트, 0.22%포인트 상회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 수익률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하반기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성과가 다소 떨어졌다"며 "이 중 원금보장형 상품을 다른 업권에 비해 많이 편입한 은행들이 비교적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1년 수익률에서도 지방은행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DB형과 DC형에서는 각각 제주은행과 대구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DB형에서는 제주은행이 2.03%로 가장 높았고 산업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1.66%, 1.64%로 뒤를 이었다.
DC형에서는 대구은행이 2.26%로 가장 높았고 제주은행과 부산은행이 각각 2.16%, 2.04%로 2~3위를 차지했다. IRP는 수협은행이 1.72%로 1위였다. 각 제도별 꼴찌는 부산은행(DB형), KB국민은행(DC형·IR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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