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ETF분할매수신탁' 잘 안되네 "매매 익숙한 영업직원들, 신탁 선호도 낮아"
김슬기 기자공개 2016-09-26 11:29:07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2일 08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3분기에 국내 주식이나 금을 분할매수하는 ETF(상장지수펀드)분할매수신탁을 추천상품으로 내세웠으나 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ETF분할매수신탁은 고객이 국내에 상장된 ETF를 직접 골라 초기 투자비중과 추가 매수 가격을 자유롭게 설정하면 직원들이 이에 맞게 ETF를 관리해주는 상품으로 고객이 설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환매돼 수익이 확정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직접 ETF 매매로 시장 대응을 하는 게 더 빠르고 단기 수익 실현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 일선 영업점에서는 잘 추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이 3분기 신규 추천상품으로 올린 ETF분할매수신탁이 일선 영업점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증권 일선 PB센터장은 "이번 3분기 추천상품이었던 ETF분할매수신탁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증권 본사에서도 "성과가 거의 없었다"고 자평했다.
이 신탁은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으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들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자 지수에 따라 단기간에 수익률을 내고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출시됐다. 최소가입기준은 1000만 원이며 선취수수료와 후취수수료는 각각 1%다.
현재 한국증권 ETF분할매수신탁에서 선택할 수 있는 ETF는 총 22개다. 이 중에서도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중 하나와 금 ETF인 'KODEX골드선물(H)'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출시 당시 한국증권은 이 신탁상품이 개인 투자자가 시장전체나 업종에 대한 일반적인 전망 만으로도 투자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고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을 대표하는 ETF에 투자해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3분기에는 주식 시장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 ETF분할매수신탁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봤다.
실제 시장에 대한 판단은 틀리지 않은 듯하다. 지난 6월 말에 1930선에 머물러 있던 국내 코스피는 이달 7일 2073.89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변동성이 컸던 장세에서 삼성전자가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반면 오히려 펀드는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수 변동성에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는 ETF 시장에 몰린 국내 자금만 해도 23조 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신탁이 영업점에서 선호되지 않은 이유는 매매에 익숙한 증권사 영업직원들의 경우 직접 ETF 대응을 하는게 시장 변동성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 변동성이 큰 시기에 바로 ETF 매매를 통해 단기 차익실현이 충분한 데 굳이 신탁을 씌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증권 영업점 관계자는 "신탁의 경우 주니어급 직원들이 시장대응력이 약해 상품으로서 활용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직접 ETF 매매로 시장대응을 하는 게 수익률이나 환금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며 "신탁 상품이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는 "직원들은 고객들과 바로바로 소통하면서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을 더 선호하고 고객 입장에서도 선취수수료와 후취수수료 1% 씩 주고 굳이 기간에 묶이고 임의로 정해놓은 목표에 묶일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증권 상품 담당 관계자는 "생각보다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이런 콘셉트의 신탁상품을 추천한 의도는 시장의 변동성에 투자해야 한다는 자사의 시각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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