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26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매니저가 있어요? ETF 매니저가 하는 일이 뭐에요?" ETF 투자자 세미나에서 단골로 나오는 질문들이다. 상품이 지수의 움직임을 단순히 따라가는 구조다보니, ETF에 운용역이 필요없지 않냐고 보는 고객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하지만 ETF에도 운용역이 있다. ETF 매니저는 일반 주식형펀드 매니저와 달리 운용, 시장조성, 상품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다룬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김남기 ETF운용팀장을 만나 'ETF 매니저의 삶'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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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매니저의 전체 일과 중 운용과 관련된 업무는 20~30% 정도다. 운용이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통의 펀드매니저와 가장 다른 부분이다. 김 팀장은 "인덱스펀드도 기초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지만, 인덱스펀드와 ETF의 운용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덱스펀드 매니저는 장중에 설정 및 환매에 직접 대응한다. 투자자가 환매를 청구하면, 보유한 주식을 팔아 현금화한 뒤 돈을 돌려주는 식이다. 반면 ETF 매니저는 종목 자체가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고객 환매에 직접 대응하지 않는다.
대신 ETF 매니저는 발행한 ETF를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에 준다. 증권사가 특정 종목들을 현물로 가지고 오면, 삼성자산운용은 그에 상응하는 ETF 갯수를 건네는 것이다. 유동성공급자는 ETF의 거래 가격이 지수와 최대한 가깝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적당한 가격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넣는 역할을 한다.
그는 "ETF는 기초지수를 따라가는 것이 목적이라서 수급으로 인해 가격변동성이 커지면 안 된다"라며 "모든 ETF가 유동성공급자를 의무적으로 지정하도록 법규가 마련된 이유"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는 이런 식으로 기초지수 수익률을 복제하는 바스켓(투자 포트폴리오)을 만든다. 그렇다고 바스켓에 언제나 지수구성 종목 모두를 편입하는 건 아니다. 투자제한 종목을 내부적으로 선별해 손실 가능성을 낮춘다.
다만 기초지수의 종목과 비중이 바뀔 땐 ETF매니저의 신속한 대응이 필수다. 예를 들어 KODEX200 내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줄어들었다면, 그에 맞게 바스켓을 바꾸고 납입자산구성내역(PDF)을 공시해야 한다.
김 팀장은 "ETF 운용의 핵심은 지수 구성종목 및 비중이 바뀌었을 때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것"이라며 "기초지수 수익률을 쫓아가는 것이 ETF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성 업무도 상당 비중 차지"…상품개발·세미나 맡기도
시장조성 업무도 ETF 매니저의 일과 중 20~30%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투자자가 ETF를 원하는 가격에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도록 호가를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ETF 매니저는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지수의 움직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지 주시한다. 수급의 영향으로 매수·매도 호가가 왜곡될 우려가 있을 땐 LP에 직접 연락해 조치를 취한다.
김 팀장은 "세계 1위 ETF 운용사인 블랙록의 경우 이러한 업무만 전담하는 '캐피탈마켓팀'도 존재한다"며 "한국 ETF 시장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별도의 팀까지 필요하진 않지만, 캐피탈마켓 업무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상품개발 업무도 ETF 매니저의 몫이다.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새로운 지수와 상품 연구는 꼭 필요하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직접 나갈 때도 있다. ETF매니저는 ETF운용팀 소속이지만 상품개발팀, ETF마케팅팀 등 다른 팀과 연관된 업무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는 "좋은 상품 뿐 아니라 '만들 수 있는 상품'을 고민하는 것도 ETF 매니저의 일"이라며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 중 ETF 투자를 고려하는 곳들이 늘어나, 상품 소개를 위해 세미나를 나가는 경우도 제법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 약력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2004~2006 삼성자산운용 신탁회계팀·채권팀
-2007~2014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
-2015~ 현재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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